일본에서 러브콜 쇄도…토니상 수상으로 위상 급변, 日주류 장르 된 K뮤지컬
극단 사계 등 현지 제작사 러브콜
8700억 엔 성장 시장 노려야
K뮤지컬이 일본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못지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어쩌면 해피 엔딩'이 미국 토니상을 받으면서 위상이 급변했다. 극단 사계 등 현지 주요 제작사들이 한국 창작뮤지컬 라이선스 공연을 잇달아 늘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8일 발간한 보고서 '2.5D 뮤지컬과 K 뮤지컬-일본 뮤지컬 시장의 지형 변화와 성장 동력'에 따르면 일본에서 K뮤지컬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2013년이다. CJ ENM과 현지 연예기획사 아뮤즈가 900석 규모의 K뮤지컬 전용 공연장(어뮤즈 뮤지컬 시어터)을 운영하며 많은 작품을 소개했다.
2000년대 한국 드라마 붐이 일어났을 때만 해도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또 다른 작품으로 주목받는 정도였다. 그 뒤 K팝 아이돌이 출연한 뮤지컬을 보러 한국을 찾는 팬이 늘면서 '카페인', '레드북', '팬레터', '마리 퀴리', '마타 하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이 일본에서 공연됐고, 점차 라이선스 공연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일본에서 인기 많은 한국 드라마의 뮤지컬 공연이 큰 호응을 얻었다.
전환점은 지난해 미국 연극계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토니상에서 뮤지컬 '아마도 해피 엔딩'이 6관왕을 차지하면서 찾아왔다. 일본 뮤지컬 시장을 좌우하는 제작사인 극단 사계, 토호뮤지컬, 호리프로덕션 등이 한국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 공연을 늘리기 시작했다. 일본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2.5D 뮤지컬과 함께 K뮤지컬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일본에서는 K뮤지컬이 현지 뮤지컬보다 전개가 드라마틱하고 가창력이 돋보인다고 평가받는다. 인기도 상당하다. 많은 팬이 일본에서 공연하는 K뮤지컬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한국을 직접 찾아 공연을 관람하거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을 즐긴다. 이혜은 콘진원 도쿄비즈니스센터장은 "일본 최대 티켓 예매 사이트 티켓피아에서 '한류 피아'라는 잡지를 발행하며 K뮤지컬을 지속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일본에서 공연 중이거나 예정된 K뮤지컬은 '실비아, 살다', '파과', '마지막 사건', '이터니티', '라파치니의 정원' 등이다. 대부분 일본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어쩌면 해피 엔딩'의 토니상 수상 뒤 현지 뮤지컬 업계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일본은 미국 뮤지컬의 라이선스 공연 위주이고 창작뮤지컬이 거의 없다는 점을 반성하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제작비를 지원하는 국책사업 덕분이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하지만 일본 역시 문화청과 경제산업성이 뮤지컬 제작 및 해외 진출을 위한 로컬라이즈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스테이지(뮤지컬·연극) 시장 규모는 2024년 2306억엔(2조141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아 리서치 인스티튜트는 시장이 연평균 2.4% 성장해 2030년에는 2600억 엔(2조4148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티켓 가격은 S석 기준으로 1만3000엔에서 1만7000엔으로 상승했으나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되고 있다. 좋아하는 배우와 작품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오시카츠'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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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터장은 "일본 뮤지컬 시장은 여전히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에 이은 세계 3대 시장"이라며 "티켓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닌 굿즈 구입, 원작 작품 소비 등 파생 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뮤지컬 업계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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