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급증…주민 위협·생태계 교란
중성화·이송도 실패…동물권 단체 반발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하마 개체 수가 급증하자 결국 도태를 결정했다. 수십 년 사이 개체 수가 170여마리까지 불어나며 주민 안전과 생태계를 위협하자, 최대 80마리를 사살하는 초강수를 검토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콜롬비아 나폴레스 공원 내 호수에서 하마들이 떠다니고 있다. AP연합뉴스

콜롬비아 나폴레스 공원 내 호수에서 하마들이 떠다니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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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국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야생에서 서식 중인 하마 수십마리를 도태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들 하마는 1980년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개인 동물원을 조성하며 들여온 4마리의 후손으로, 현재는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 야생에서 번식하고 있다.


콜롬비아 국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170마리의 하마가 전국 곳곳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원래 서식지인 농장에서 100㎞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도 목격 사례가 보고되며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하마가 주민 안전과 생태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농장과 강 주변에서 주민들과 마주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토착종과 먹이 및 서식지를 두고 경쟁하면서 생태계 교란도 심화하고 있다.


이레네 벨레스 환경부 장관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개체 수를 통제할 수 없다"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 따라 최대 80마리의 하마가 도태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콜롬비아 정부는 그동안 중성화 수술이나 동물원 이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이려 했지만 비용 부담과 위험성 등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야생 하마를 포획한 뒤 수술을 진행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데다 공격성이 강해 작업 자체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아프리카 원서식지로 돌려보내는 방안 역시 유전적 다양성이 제한적이고 질병 전파 우려가 있어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동물권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상원의원인 안드레아 파디야는 이번 결정을 "잔인한 선택"이라고 비판하며 "살해와 학살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하마들은 정부 관리 부실의 결과로 생겨난 존재들"이라고 지적했다.


동물복지 운동가들 역시 "폭력적 해결은 오랜 내전을 겪은 콜롬비아 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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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콜롬비아는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야생 하마가 서식하는 유일한 국가로, 에스코바르가 남긴 유산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회적 논쟁을 낳고 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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