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성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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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흔히 경제의 '혈맥'에 비유된다. 우리 몸의 피가 필요한 곳곳으로 원활히 돌아야 생명력이 유지되듯, 자본 역시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기업에 적재적소로 흘러가야 비로소 혁신이라는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특히 기술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일수록 자금의 흐름은 개별 기업의 성패를 넘어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우리 경제 전반에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이 새롭게 재조명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자본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졌고, 그 결과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할 혁신 기업들은 자본 수급의 불균형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금융은 단순한 자산 관리 기능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자본이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생산적 기능'에 보다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생산적 금융'으로 혁신기업 자본수급 불균형 풀어야


현재 우리 중소기업들이 마주한 경영 환경은 그야말로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디지털화를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이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환이 필연적임에도 불구하고, 투자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민간 자본이 선뜻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 정책금융은 단순한 보완재가 아니라 민간의 투자를 유인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초기 자본 투입을 통해 중소기업의 AX 투자 의지를 촉발하고, 이를 통해 시장 전체의 혁신 성장을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이 돼야 한다.


2026년 금융정책은 이러한 방향성을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 전통적인 유동성 공급을 넘어, 혁신성장과 미래 신기술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성장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의 단기적 생존을 넘어 확실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ABCDEF'산업 육성 기조는 주목할 만하다. AI(인공지능), Bio(바이오), Cultural Contents(문화콘텐츠), Defense & Aerospace(방산·우주항공), Energy(에너지), Factory Innovation(제조혁신)으로 대표되는 이 분야들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산업이다. 이들 산업에 정책자금을 우선 배분하는 것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일이다.


자금 우선배분 기반으로 AX 대전환의 길 터야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공지능 전환(AX)을 향한 속도감 있는 지원체계다. 자금력과 상용화 역량이 부족해 전환을 망설이던 중소기업에 'AX-스프린트(Sprint) 300'과 같은 사업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실질적인 돌파구가 되고 있다. 유망한 AI 응용 제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러한 시도들은 현장이 필요로 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실질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금의 총량이 아니라 자금이 흘러가는 '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이다. 정부의 명확한 정책 방향이 현장의 혁신 의지와 긴밀하게 맞물린다면 인공지능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이 민간 투자를 선제적으로 이끄는 '정책적 마중물'로서 중소기업의 AX 대전환과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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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성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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