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4년만 재개]전문가도 팽팽한 집값 전망…하락 39% VS 상승 32%
부동산분야 전문가·일선 중개업소 설문 결과
내달 10일 양도세 부활 이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하락한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아시아경제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락한다'는 응답자는 39%인 11명(완만한 하락 9명·큰 폭 하락 2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오를 것'이라는 답변 역시 32%(완만한 상승 8명·큰 폭 상승 1명)로 만만찮았다.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5%(7명)였다.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건 고강도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으로 시중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는 점이 원천 차단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세제 개편이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반면 '집값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공급 부족이 단기간 내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했다.
응답자 46% "막바지 급매 나올 것"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는 다음 달 9일까지 가격을 낮춰서라도 급히 처분하려는 이른바 '급매물'이 막판까지 나올 것으로 보는 이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6% 수준으로 집계됐다. 유예 조치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올해 2월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을 낮춘 매물 상당수가 거래되는 등 이미 끝물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막판 거래가 활발해질 여지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다음 달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중과 유예를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처분을 고려 중인 다주택자는 좀 더 여유가 생겼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는 아파트를 거래하기에 앞서 지방자치단체 승인이 필요한데 통상 2~3주가량 걸린다. 최근 일선 구청에 신청이 몰려 이 기간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다주택자 중과 조치를 시행하는 다음 달 10일 이후에는 매물 잠김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55%로 절반을 넘겼다. 양도세 세율은 6~45% 수준인데 최고구간에 있는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 중과된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대 82.5%까지 세금을 내야 해 거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언대로 보유세 개편에 따라 세 부담이 늘어나거나 금융당국에서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한 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 중과 조치로 인해 매물이 줄거나 집주인이 세금을 전가해 임대료가 오르는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요인으로 보는 이도 응답자의 64%에 달했다.
오락가락 세금 정책, 10명 중 8명이 부정적
양도세 중과 이후 펼쳐질 시장 상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지만 정권에 따라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점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이다.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유예하는 조치는 앞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결정한 일이다.
'정책 가변성이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는지'를 묻는 항목에는 86%가 '그렇다(매우 저해 12명·다소 저해 12명)'고 답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잃어 시장 불안을 조장한다거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시장 왜곡을 야기한다고 봤다. 가구 자산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도 정권 성향에 따라 제도 시행이 부침을 겪다 보니 시장 참여자로서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저해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는 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68%는 지난 4년간 양도세 중과 유예가 결과적으로 자산 양극화를 고착화했다는 비판을 내놨다. 상위 자산가에게 세금 절감과 자산 재편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 정상화를 위한 일시적 조치였을 뿐 양극화를 굳혔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8%를 차지했다.
그간 다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과도했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선 동의한다는 응답이 61%, 그렇지 않다는 이가 36%로 집계됐다.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사회적 신뢰와 근로의욕을 저해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적절한 조치이거나 매물 유도로 주택 임대차 시장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장기적 관점서 대응해야…사회적 합의 필요"
전문가나 일선 중개사들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단편적 대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 부활로 부동산 세제 전반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구성원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쪽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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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중과 부활이 고가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을 출회하게 한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안정을 도모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 간 의견일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단기 응급대책이 아닌 구조적 개편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 R114 리서치 랩장은 "보유세와 거래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는 전면개편 논의를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정책이 일관된 방향으로 지속돼 신뢰가 쌓이면 시장 참여자도 '이번은 다르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그간 누적된 버티기나 조급한 매수 심리 역시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있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공공택지 분양가 산정방식을 조성원가 방식으로 하고 민간 택지에 대해서는 수도권 전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해야 한다"며 "전세대출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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