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서른 편·스튜디오 독립" 공언…업계 반신반의
NRG "열다섯 편 시나리오는 고위험"
합병 부채 790억 달러, 극장 수익이 관건

1915년 파라마운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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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극장가가 2019년 뒤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연내 마무리가 예상되는 파라마운트·워너브러더스 합병을 앞두고 업계 전반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12일(현지시간) 이 두 가지 흐름을 집중 조명했다. 마케팅 연구 기업 컴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1일까지 미국 박스오피스 규모는 22억6000만 달러(약 3조3265억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관객 수도 1억5400만 명으로 16% 늘었다.

지난해 4월만 해도 미국 박스오피스 규모는 전년보다 11% 뒤처졌다. 극장 산업의 존립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전 세계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흥행을 기록해 반등에 성공했다.


호황에도 불구하고 극장업계의 시선은 파라마운트·워너브러더스 합병 뒤를 향해 있다. 파라마운트의 새 주인인 데이비드 엘리슨 스카이댄스미디어 CEO는 합병 뒤에도 연간 영화 서른 편을 제작하고 두 스튜디오를 독립적으로 유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마이클 오리어리 시네마 유나이티드 CEO는 "엘리슨의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구두 보증 이상이 필요하다"며 "3년 전 시네마콘에서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CEO도 연간 스무 편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2019년 디즈니·폭스 합병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합병 논의가 본격화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스튜디오의 박스오피스는 10억 달러(약 1조4715억원) 감소하며 70% 가까이 줄었다.


애덤 아론 AMC CEO는 합병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알려졌고, 숀 갬블 시네마크 CEO 역시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는 수십 년간 극장 산업의 훌륭한 파트너였다"며 긍정적 견해를 냈다.


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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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간 서른 편 제작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 기관 NRG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 스튜디오가 코로나19 뒤 실제로 만든 영화는 연간 열네 편에서 스무 편 사이다.


NRG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연간 스물다섯 편이면 부족한 물량을 채워 관객 증가를 이끌 수 있고, 스무 편을 유지하면 현재 성적을 지키는 데 그친다고 내다봤다. 반면 열다섯 편으로 줄면 대형 흥행작 의존도가 높아지고 박스오피스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고위험 국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사례를 근거로 서른 편 제작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디즈니·터치스톤·미라맥스와 워너브러더스·뉴라인이 별도 제작·배급 체계를 유지하며 연간 서른 편 안팎을 소화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합병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데드라인에 "파라마운트+와 HBO맥스가 넷플릭스를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연간 서른 편은 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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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부담도 변수다. 합병을 마치면 두 스튜디오의 부채는 790억 달러(약 116조209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된다. 스트리밍에만 의존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극장 개봉을 통한 수익 창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파라마운트+와 HBO맥스의 합산 구독자는 1억7200만 명으로 넷플릭스(3억2500만 명), 아마존(2억 명), 디즈니+(1억9500만 명)에 모두 밀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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