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안 중대"…14일 영장 발부
밀폐 공간서 화기 사용…'전형적 인재'
경찰, 안전 관리 감독 책임 여부 수사 확대

전남 완도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화재 원인을 제공한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결국 구속됐다.


14일 전남 완도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25분께 화재를 낸 혐의(실화)로 중국 국적의 노동자 A씨(30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법원은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영장을 발부했다.

현장에서 순직한 박승원 소방경, 노태영 소방교

현장에서 순직한 박승원 소방경, 노태영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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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화재 당시 바닥재인 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가연성 물질이 도포된 밀폐 공간에서 가열 장비(토치)를 무단으로 단독 사용하다 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화재 경위와 함께 업체 측의 안전 관리 감독 책임 여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께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1차 진압을 마쳤으나, '잔화 정리'를 위해 내부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비극이 벌어졌다. 우레탄폼 등 화재에 취약한 단열재가 쓰인 냉동창고 특성상 내부 불씨가 순식간에 재발화했고, 대원들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진 화염과 유독 가스에 갇히고 말았다.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박승원 소방경과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사연은 지역사회를 깊은 슬픔에 빠뜨렸다. 노 소방교는 결혼식을 불과 5개월 앞둔 예비 신랑이었으며, 세 아이의 가장이었던 박 소방경은 가족을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방 드론 운용자'로 보직을 변경하고자 최근 1급 자격증까지 취득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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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들의 유해는 유가족과 동료들의 깊은 애도 속에 이날 오후 4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수사 기관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소방 당국 안팎에서는 잔화 정리 과정에서 대원들의 생명을 담보할 현장 지휘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뼈아픈 복기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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