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말 아닌 성과'로 증명해야…
청사 위치부터 AI산업까지…구체적 해법 제시
경선 과정서 흩어진 민심 하나로 추스려야
14일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 통합시장 후보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된 가운데 광주와 전남 지역민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누가 되느냐'에서 '무엇을 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경선이 당선'인 지역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제시된 비전과 구호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그리고 통합이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초대 통합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청사 위치와 행정 기능 재배치다.
그동안 민 후보는 본청을 광주에 두고, 일부 핵심 부서를 전남 서부권(목포·무안 일대)이나 동부권(순천·여수)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명분상 혹은 정치공학적으로 민감한 청사 문제를 서둘러 공식화하기보단 '균형'을 약속함으로써 민심을 하나로 묶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행정 및 정치의 효율성을 위해선 청사 문제는 시급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만약 이 문제에 관한 출구를 찾지 못할 경우 통합의 첫 단추부터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 통합과 예산 배분 문제도 민감하다.
한 예로 SOC 예산을 배정할 때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같은 도시 인프라 사업과 전남 농어촌 도로·항만 정비 사업 간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미 광주 도심과 전남 농어촌 간 발전 격차는 뚜렷하다. 통합 이후 자칫 '광주 중심'으로 자원이 쏠릴 경우, 전남 지역의 소외감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이에 따라 SOC 투자, 산업 배치,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한 실질적인 균형 발전 전략이 필수적이다.
산업 정책에서는 구체적인 시너지 모델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광주와 전남은 여러 분야에서 서로 중첩 혹은 연계 산업들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하나로 묶는 과정이 절실한 이유다.
광주에서는 AI 반도체·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고, 나주에서는 한전과 연계한 스마트그리드·에너지 신산업을 확대해 'AI+에너지 융합 클러스터'를 만드는 구상이 하나의 대안이다. 여기에 여수·광양 국가산단의 화학·철강 산업을 친환경·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까지 더하면, 통합의 실질적 경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 감소 대응 역시 실행력이 필요한 분야다. 광주와 전남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인구감소 지역이다. 특히 젊은 청년들의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전남·광주 통합이 추진된 배경 중 하나도 인구감소 문제였다.
청년 유출을 막고 외부 인구를 유입하기 위한 주거·일자리·교육 정책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통합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교통·생활권 통합 문제도 시민 체감도가 높은 핵심 과제다.
광주를 중심으로 광주 중 서부권인 완도, 진도 등은 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동부권 외곽인 고흥 등도 이와 비슷하다. 그만큼 접근성이 떨어진다. 도로망은 산업·인구·물류 흐름을 재편하는 '혈관'인 만큼, 1시간 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은 이젠 필수요소다.
광주~완도 고속도로(1단계 광주~강진 올해 완공 예정)를 비롯해 보성~임성리 철도(남해선, 지난해 개통) 등 일부 교통망이 빠르게 완성되고 있지만 보다 확실한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여기에 광주와 전남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광역버스 준공영제 확대, 통합 교통카드 도입, 환승 할인 확대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동반도 필요하단 지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리더십과 갈등 조정 능력이다.
전남·광주 특별시가 본격 운영될 경우 행정 예산, 인사, 공공기관 이전 등 거의 모든 정책이 이해관계 충돌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근무지 배정 및 인사 구조적 변화 등 앞으로 닥칠 여러 변수에 민감해 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한직으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더 나을 수 있겠다는 푸념 섞인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선이 '당내 경쟁'이었다면, 이후 단계는 지역 간 이해를 조정하는 '통합의 정치'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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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한 관계자는 "통합시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거대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적 리더여야 한다"며 "구체적인 로드맵과 단계별 성과 제시가 없다면 통합 효과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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