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기업금융 평균 잔액 4.2조원
모험자본 확대에 질적 리스크...잠재적 뇌관 우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이던 대형 증권사 투자은행(IB) 사업 구조가 '기업금융'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 평균 잔액은 각각 9조원 안팎에 달해 10개 대형사 평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14일 오후 진행된 e-세미나에서 '기업금융, 대형증권사 IB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서막'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2022년 이후 부동산 PF가 조정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최근 대형증권사 IB 부문 내 기업금융 비중은 60%대로 확대된 상태다. 지난해 말 여신성 위험익스포저를 기준으로 한 대형증권사 기업금융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금융 비중 60% 후반" 증권사 IB, 부동산PF서 축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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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기간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평균 잔액은 4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54% 수준을 기록했다. 절대 규모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9조6000억원), NH투자증권(8조8000억원), KB증권(5조5000억원) 등이 상위권이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으로는 NH투자증권이 1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투(86%), KB(83%), 신한(64%) 등이 대형사 평균을 상회했다.

안 연구원은 이들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메리츠증권은 수익 중심형, 한투·NH·키움·KB는 균형형, 삼성·미래·하나·신한은 안정중심형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기업금융 비중 60% 후반" 증권사 IB, 부동산PF서 축 이동 원본보기 아이콘

이처럼 기업금융이 확대된 것은 규제 환경과 정책 방향이 맞물린 결과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에 대해 자기자본 대비 투자한도 제한, 위험가중치 차등화, 충당금 강화 등 건전성 규제를 도입하며 증권사의 PF 사업 확장을 제약하고 있다. 반면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추가 인가 등 기업금융 확대를 위한 정책이 적극 추진되면서, 향후 기업금융 증가세는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나신평은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험자본(Adventure Capital)'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모험자본 강화에 따른 기업금융의 질적 위험도 커졌다"며 "모험자본의 경우 기존 기업금융 대비 신용위험과 손익변동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발행어음 또는 IMA 인가 7개 종투사는 3년간 22조5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자본의 약 41%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기업금융 부문의 조달 및 운용 만기 관리, 유동성 대응 역량, 사후관리 및 조기경보 체계 등이 리스크로 손꼽힌다. 기업금융은 회수기간이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어, 조달과 운용 간 만기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2022~2023년 발행어음 계정이 적자를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안 연구원은 "금리 상승, 차환 여건 악화에 대응한 조달 및 운용 만기 관리 및 유동성 대응 능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금융 리스크의 점진적 누적에 비연속적 현실화 경향으로 사전 심사를 통한 잠재 부실을 포착하기 어렵다. 사후 관리 및 조기경보 체계 중요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업금융 확대는 증권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리스크도 동반한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높은 수익성, 타 시장 의존도 감소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고위험 자산 증가 ▲회수율 저하 가능성 ▲리스크 계량화 한계 ▲사후관리 부담 등은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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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연구원은 "기업금융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영역이지만, 리스크 누적 시 잠재적 뇌관으로 작용 가능하다"면서 "향후 기업금융 확대에 따른 리스크와 자본축적 간 균형을 평가하기위해 개별 증권사의 기업금융 관련 양적 질적 위험, 사업 및 재무역량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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