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공급 불안 건설업 위기 확산 선제 조치
PF 보증 수수료 30% 인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차환 지원
원금 상환 최소 비율 10%→5%로 하향

금융당국이 건설업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기존 2조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확대한다. PF 보증 수수료 부담도 30% 인하하기로 했다. 또 원금의 5%만 갚아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차환(만기가 도래한 기존 채무를 새로운 채무로 대체해 상환 연장)해주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나프타 공급 불안으로 건설 공정 전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제 조치다.


[단독]호르무즈발 건설 리스크 차단…PF 보증 2.5조→4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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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 지원 방안의 가닥을 잡았다. 지난 8일 개최한 '건설업-금융권 간담회'에서 논의된 과제의 후속 조치다. 당국은 호르무즈 사태 이후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 차질이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왔다. 나프타는 레미콘, 단열재, 플라스틱 등 주요 건자재의 핵심 원료로 콘크리트 혼합재를 포함해 건설 자재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으로 구성돼 있어 공급 차질 시 공정 전반이 멈출 수 있다.

당국은 우선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 규모를 4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재원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아닌 주금공의 여유 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은 사업성이 충분하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건설 사업장에 자금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총사업비 대비 보증 한도를 최대 90%까지 늘려 자금 공급을 지원하고, 대지비뿐 아니라 건축공사비까지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주금공의 PF 보증 수수료도 30% 인하해 호르무즈 사태에 따른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신용도가 낮은 건설·석유화학 업체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완화된다. 당국은 신용보증기금의 P-CBO 차환 발행 요건 중 최소 원금 상환 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만기 도래 시 원금의 10% 이상을 상환해야 차환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5%만 상환해도 만기 연장이 가능해진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울 때 활용하는 정책금융 수단이다. 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하나로 묶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여기에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붙여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기업은 개별 발행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자는 보증을 통해 신용위험을 낮출 수 있다.


차환은 일정 기간 이후 만기가 돌아오면 일부 원금을 상환하고 나머지를 재발행하는 방식으로 연장된다. 이때 기업의 원금 상환액에 따라 가산금리와 후순위 유동화증권 인수 비율이 달라지는데, 당국은 최소 원금 상환 비율을 5%까지 낮춘 구간을 신설했다. 기존의 최소 원금 상환 비율은 10%였다.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당장 충분한 현금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차환 자체는 가능하게 해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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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은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수급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공사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류비 상승에 따른 물류비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콘크리트 혼합재를 포함해 건설 자재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에 기반하고 있다"며 "그만큼 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공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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