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100만원 날릴래?"…예비부부 울리는 예식장 '배짱영업'
상담 직후 예약 증발…심리적 압박 내몰려
원치 않는 시간대 강요하며 "방침" 고수
"꼼수 없어도 예약 꽉 차…허위 아니다" 해명
"전화로 확인하고 갔는데 상담 끝날 때쯤 예약됐다네요. 안 팔리는 시간대 떠넘기면서 지금 안 하면 혜택 못 준다는 게 협박이지 상담입니까?"
내년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A씨(31)는 최근 광주 서구의 한 유명 예식장을 찾았다가 황당하면서도 불쾌한 경험을 했다. 원하는 '황금 시간대' 예약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방문했는데, 상담이 끝나갈 때쯤 "방금 예약이 찼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예식장 상담 관계자는 대신 비선호 시간대 계약을 종용하며 '당일 계약 혜택'을 무기로 예비부부를 압박했다.
"방금 나갔다"…중고차 허위매물 닮은꼴 영업
A씨는 1년 훨씬 넘게 남은 2027년 11월 초 토요일 오후 2시 예식을 위해 해당 예식장을 방문했다. 소위 '피크 타임'으로 불리는 시간대를 잡기 위해 일찌감치 발품을 팔았다.
상담 시작 전, 직원은 "상담이 시작되는 순간 '당일 계약 혜택'이 적용된다"며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100만 원 상당의 혜택은 평생 다시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리적 가이드라인을 먼저 설정해 압박감을 주는 방식이다.
홀 투어와 식대 안내까지 일사천리로 상담을 마친 뒤 계약서 작성만을 남겨둔 시점, 직원의 태도가 돌변했다. 모니터를 확인하던 직원은 갑자기 "상담하는 사이 해당 일정이 방금 예약됐다"며 사과했다. 대신 예식장 측이 내민 카드는 12월 오후 6시 타임이었다. 사실상 예비부부들이 가장 기피하는 시간대다.
A씨는 "마치 중고차 시장의 허위매물 수법을 보는 것 같았다"며 "좋은 조건으로 일단 방문을 유도한 뒤, 막상 가보면 매물이 없다고 둘러대면서 재고를 떠넘기는 방식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100만 원 혜택' 미끼로 비선호 시간대 밀어내기
더 큰 문제는 예식장 측의 '배짱 대응'이다. A씨가 오후 6시 예식을 거절하자, 예식장 측은 "원하는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일단 상담이 시작됐으니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당일 혜택은 소멸한다"고 못 박았다.
해당 예식장의 당일 계약 혜택에는 전문 사회자 섭외비 등 약 100만 원 상당의 서비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식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예비부부에게 100만 원은 포기하기 힘든 액수다.
A씨는 "황금시간대 기준으로 상담을 시작해놓고, 자기들이 예약을 놓쳐놓고 왜 혜택 소멸의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예식장 측은 "회사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비선호 시간대인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타임을 채우기 위한 '끼워팔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기 시간대를 미끼로 고객을 상담석에 앉혀둔 뒤, 심리적 보상 기제를 활용해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해당 예식장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허위매물'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예식장 측은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실시간으로 예약이 차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굳이 꼼수를 쓰지 않아도 예약이 꽉 찬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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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고객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셨을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상담 당일 혜택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며, 특정 사례라고 해서 회사 방침을 어길 수는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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