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6일 제안서 접수 앞두고
데이터센터 이전 등 예상 외 비용지출 변수로
시중은행 상징성 vs 수익성 사이에서 저울질

51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수주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서울시의 '데이터센터(IDC) 이전 계획'이 시중은행의 참전 여부를 결정지을 새 변수로 떠올랐다.


시금고 운용사로 선정된 은행은 데이터센터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기존의 이자 지급 및 출연금 부담에 이어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수익성과 상징성 사이에서 참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은행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1조' 서울시금고 유치 경쟁 시작…데이터센터 이전 새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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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서울시금고 지정 입찰 관련 설명회'에서 서울시 측은 시금고 데이터센터를 현재의 마포구 상암동 DMC에서 서초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에서는 시금고 데이터센터가 상암에 처음 자리를 잡은 2010년 이후 해당 지역에 IT·미디어 기업이 급증하면서 더는 안정적인 전력과 트래픽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에는 서울시의 핵심 ICT 인프라 시설인 '서울특별시데이터센터'도 있어 이전 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시의 계획대로 데이터센터가 이전할 경우 시금고 운영사로 선정된 은행이 전산 이전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 지출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입찰 설명회에 참석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에서도 이 점을 감안해 계획을 미리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금고 사업 특성상 추가 비용 지출은 입찰 자체를 망설이게 하는 민감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설명회 현장에서는 시금고 선정 이후에도 서울시의 세금납부 모바일 앱(STAX)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언급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금고 운영사는 금고 운영과 함께 STAX를 포함한 서울시의 전반적인 세입관리 시스템을 관리한다. 이 역시 기존 운영사인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에는 STAX 복사본 구축 등 추가적인 인프라 비용 지출이 뒤따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의 연간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금고지기'로 선정된다는 것은 국가 수도의 금고를 맡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대규모 수신 유치는 물론 서울시 공무원이라는 우량 고객 확보,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고금리 이자 지급과 거액의 출연금, 자체 부담해야 하는 전산 관리 비용 등 상당한 출혈이 전제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변별력이 큰 금리와 출연금을 무턱대고 높게 써내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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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입찰 참여 제안서를 받고 다음 달 중 시금고 운영기관을 최종선정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2027~2030년까지 4년간이다. 시금고는 일반·특별회계 예산을 관리하는 1금고와 기금을 관리하는 2금고로 나뉜다. 현재는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맡고 있다. 지난 입찰 설명회에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직전 운용기관인 우리은행과 KB국민·하나은행·NH농협·SC제일은행 등이 참석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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