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만 걱정 할 때 아냐, 더 무섭다'…반도체·배터리까지 번지는 '황 공급 쇼크'
'탈 중동 원유' 움직임 나타나지만
…"핵심 문제는 '황 생산량 감소'"
이란 전쟁이 7주차에 접어들면서 중동 원유 차질이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 제조업 전반의 공급망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비료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황(Sulfur) 공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 전반 쓰이는 황…함량 높은 중동 석유 꼭 필요"
15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이충재 연구원은 "핵심은 원유 자체가 아니라,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황"이라며 "탈 중동 원유 움직임이 확산하면 등·경유 생산 감소뿐만 아니라 현대 산업의 핵심 원료인 황 생산량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황 생산의 85~90%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처리하는 탈황 공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중동산 원유는 황 함량이 높은 고유황 중질유 비중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황 생산 감소가 제조업 전반에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황은 비료와 농약의 주요 원료일 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삼원계 양극재인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의 핵심 원료인 니켈 생산 공정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전구체 생산과 반도체 웨이퍼의 세정·식각 공정에도 황이 필요하다.
中, 정유·비료에 이어 황산 수출도 금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도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세계 1위 황 생산국인 중국은 전쟁 직후 정유 제품 수출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비료 수출까지 멈췄다. 이달 들어선 황산 수출마저 금지하기로 했다. 중동 원유 차질로 인한 공급 감소에 더해 중국의 수출 통제까지 겹치면서 '이중 압박'이 형성된 셈이다.
중동 원유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도 어렵다. 고유황 원유는 캐나다(WCS), 멕시코(Maya),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생산되지만 단기간 증산이 어렵다. 캐나다는 내륙 유전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 제약이 크고, 멕시코는 장기 생산 감소 추세다. 베네수엘라는 정치·투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총생산량은 2024년 기준 중동의 약 30% 수준에 불과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성과급 45조 달라" 요구에 삼성전자 발칵…"왜 너...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정유 업체의 설비 가동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ㅏ 석유화학 업체들은 이미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이란 전쟁 여파가 장기화할수록 정유·석유화학 산업을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