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6월 100조→26년 4월 400조
불과 3개월 만에 100조 늘어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17조…전년 대비 3배
국내 증시 강세 및 퇴직연금이 상승동력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며 4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초 300조원을 넘은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증시의 역대급 활황에 힘입어 ETF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ETF의 가파른 성장은 투자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ETF 400조 시대]3년만에 4배 커진 ETF 시장…대한민국 투자지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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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장중 ETF 전체 시가총액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전일 종가 기준 ETF 순자산총액도 398조1367억원을 기록해 400조원 돌파가 임박했다.

지난 1월5일 3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여 만에 400조원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당초 2월 말 387조원대로 올라서며 3월 초 400조원 돌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1개월 정도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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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시장 성장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ETF 순자산총액은 2019년 12월 50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약 2년 뒤인 2025년 6월에 200조원을 넘어섰고 7개월 만인 올해 1월 300조원을 돌파했다.

ETF의 거래대금 비중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5조5000억원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배 늘었다. 코스피 대비 ETF 비중은 지난해 44%에서 올해는 약 60%까지 확대됐다.

국내 증시 활황에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고성장 요인

ETF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국내 증시의 역대급 활황과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이끌었다. 코스피가 지난해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6000선까지 돌파하면서 ETF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 또한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 테마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 역시 관련 ETF에 대한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이어졌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공모펀드 시장 자체가 ETF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최근 신규 자금 유입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국장 상승 등으로 인해 기존 ETF 시장에 참여하던 투자자 내지 기관 외에 새롭게 ETF 시장에 참여하는 수요자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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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의 폭발적 성장에 핵심동력으로 작용한 것은 퇴직연금이다. 과거 단기 매매 중심이었던 ETF 시장이 연금 자산과 결합하면서 장기 적립식 투자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 특히 확정기여(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중심으로 ETF 편입이 확대되면서 기존 예금·보험 위주의 연금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했다. 낮은 비용과 거래 편의성, 분산투자 효과 그리고 장기투자에 적합하다는 점이 퇴직연금에서 ETF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개인들의 투자성향이 ETF로 쏠리고 있고 또한 퇴직연금 규모가 계속 커지는 가운데 ETF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ETF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TF로 바뀐 투자 트렌드…개별 종목에서 지수·산업 투자로

ETF의 가파른 성장은 투자 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기업을 선택하는 종목 중심의 투자 전략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ETF를 통해 시장 전체나 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실적이나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개별 종목보다 산업이나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방식이 위험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듯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는 최근 순자산이 2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 ETF가 도입된 2002년 이후 단일 상품이 순자산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KODEX 200 ETF가 처음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이 개인부터 기관에 이르기까지 포트폴리오 내 핵심 투자 자산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이라며 "개별 종목 선정의 부담 없이 한국 증시 전체의 성장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TF 시장 확대를 단순한 규모 성장 이상의 변화로 보고 있다. 투자 방식과 자금 흐름, 자산운용 산업 구조까지 바꾸는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는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ETF 시장 확대는 국내 자본시장 구조를 장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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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의 성장은 향후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운용사들의 경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다양한 상품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또한 연금펀드 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ETF 시장에 호재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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