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장 인터뷰
전시 7관 열고 평면회화 전통 끌어안아
아시아 플랫폼 방향 유지하되 지역과 거리 좁히기
"지역 안에서 관객 저변도 함께 넓혀야"
"관람객 구성을 넓혀 광주 비중은 낮추고, 수도권과 전남 비중은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전당 인프라를 활용해 작가를 더 많이 키워내는 일도 보완 과제입니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은 취임 1년을 돌아보며 성과보다 과제를 먼저 언급했다. 광주 안에서 소비되는 공간을 넘어, 지역을 기반으로 외부와 순환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작가를 육성해 세계로 내보내는 구조 역시 분명한 목표로 제시했다.
광주에서 ACC는 오랫동안 크지만 낯선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새롭고 앞선다'는 평가 뒤에는 거리감이 따라붙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지만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지는 못했다.
김 전당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아시아 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며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실험해 왔지만, 지역 작가에게는 문턱이 높고 시민에게는 낯선 공간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진단이다. 그는 "광주에 있지만 섬처럼 고립돼 있고, 지역 작가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평가를 전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방점을 찍은 대목은 방문객 '규모'가 아닌 '구성'이다. 지난해 ACC 방문객은 359만4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총량보다 중요한 건 유입 경로다. 관람객의 약 69%가 광주 시민이고, 서울은 11%, 전남은 10%대에 머문다. 그는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어디에서 오는지가 중요하다"며 "광주 비중은 낮추고 수도권과 전남 비중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당을 지역 내부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외부와 순환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전남·전북과 수도권 비중을 확대해 관객층을 넓히려는 전략이 담겼다.
과제는 분명하다. 난해한 예술을 단순화하는 데 있지 않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설치와 미디어아트는 수도권에서도 대중적 장르로 자리 잡지 못했다. 지역에서는 체감 난도가 더 높다. 그는 "설치나 미디어 작업은 수도권에서도 쉽지 않다"며 "이 장르 중심으로 구성하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시에서 참여 요소와 촬영 포인트를 강화한 배경이다. 실험을 줄이기보다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에 가깝다.
전시 7관은 변화의 상징으로 꼽힌다. 유휴 창고를 전시장으로 바꾼 공간으로, 단순한 시설 확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당 밖에 머물던 광주·전남의 평면회화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는 "죽어 있던 창고를 전시장으로 전환했다"며 "지역 회화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전당은 지역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 미술의 뿌리는 허백련, 오지호, 오승우, 천경자로 이어진다. 다만 이를 확장해 보여줄 공간은 충분치 않았다. 시립미술관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ACC가 외면한 채 지역과의 연결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전시 7관은 지역 미술 생태계와 다시 이어지는 접점으로 기능한다.
변화는 기존 방향을 뒤집기보다 운영의 무게중심을 보완하는 데 가깝다. ACC는 창작·제작·전시·레지던시가 결합된 구조를 강점으로 성장해 왔다. 이 틀은 유지하되, 이 구조만으로는 지역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아시아 문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되, 지역과의 소통은 별도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현지 행사에 초청돼 기조강연에 나선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 김 전당장은 ACC 레지던시에 참여한 일본 작가와의 인연으로 강연 무대에 서게 된 일화를 소개하며, 이를 아시아 문화예술 현장에서 ACC의 역할과 위상이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설명했다. ACC
원본보기 아이콘지역 작가 전시 확대, 학교와의 협업 강화, 학생 관람 장벽 완화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지원 방식도 달라졌다. 작가의 기획을 존중하고 전당은 이를 실현할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다. 외부 지원과 비평가 연결까지 뒷받침한다. 예산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작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시야는 더 멀리 향한다. 지역 작가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로 진출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그는 "전당 인프라로 작가를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며 "전당이 키운 작가가 세계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평면회화뿐 아니라 미디어아트, 설치, 인공지능(AI) 기반 작업까지 발굴과 육성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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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단계부터 전당과 연결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예술고에 이어 예술중 학생까지 전시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전에 성장 경로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 전당장의 지난 1년은 관객층 확장과 지역 작가 육성에 초점을 맞춰 운영의 중심을 재조정한 시간으로 읽힌다. 광주 안에 머무르던 전당에서 출발해, 지역을 기반으로 외부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해 왔다. 취임 1년의 화두로 소통을 꺼낸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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