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성장의 그늘
'조방원' '우주' 등 상품 베끼기 개선 필요
투자자 '장기 분산 투자' 문화 안착해야
'국내주식형' 연금 세금 역차별 문제도

국내 ETF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 및 업계 문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 밖에도 업계에서는 세제 등 다방면에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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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국내 ETF 상품들의 테마 중복 문제를 공통으로 지적했다. ETF 투자 활성화 이면에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슷한 종목 구성의 ETF들이 줄지어 상장되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은 상장폐지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선·방산·원전' 테마 상품이 잇달아 상장됐는데, 최근에는 스페이스X의 상장 이슈로 주목을 받은 '우주항공' 테마 ETF가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한 달 사이 3개의 우주 테마 ETF가 상장됐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CMO)은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고객을 위해 큰 노력 끝에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그럼에도 ETF 시장에 경쟁사의 상품을 베끼는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차별화되지 않은 상품, 전략은 업계의 자정 노력을 통해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거의 같은 종목·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 속에서 운용사들은 너도 나도 '수수료 인하' 카드를 내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산업 측면에서는 첨예한 경쟁으로 인해 무리한 운용보수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 결과 자산운용사들의 경영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분산형 투자인데 '단타'로?…투자문화도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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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형 투자를 위해 고안된 ETF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 문화도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TF는 변동적인 대내외 상황에 따라 단기 투자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투자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취지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레버리지, 인버스 등 단기투자 문화를 지양하고 장기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며 "투자는 시간과 방향의 함수이기 때문에 방향을 정하면 꾸준히 오랫동안 투자해야 비로소 그 과실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최근 국내 ETF 시장 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특정 테마 및 공격적인 집중투자형 상품으로 과도하게 유입됨에 따라 시장의 건전성 저해와 리스크 관리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ETF는 본래 투자 편의성 제고와 장기 자산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ETF를 적극적인 성장 투자처로 활용하되, 철저한 자산배분을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는 균형 잡힌 투자 전략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제·상관계수…풀 규제도 산적

정부 차원에서도 ETF 시장 성장을 위해 규제를 더 손질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해외 ETF 시장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단일종목 ETF,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 '완전한 액티브 ETF' 등이 출시될 길이 열렸다.


운용업계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환호하면서도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규정 등이 엄격해 글로벌 대비 운용 유연성이 낮은 편이고, 파생이나 대체투자 ETF의 규제 보수성이 있다"며 "투자자 보호 취지는 공감하지만, 혁신 상품의 출시 속도를 제한한다. 상품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유연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TF 투자 세제 적용도 정돈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가 확산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주식형 ETF를 연금계좌에서 투자할 경우 일반 계좌보다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구조다. 국내주식형 ETF를 일반계좌에서 투자할 경우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배당'에 해당하는 분배금에 대해서만 15.4% 배당소득세가 발생한다. 반면 연금계좌에서 국내주식형 ETF를 투자하면 수익이 날 경우 향후 연금 수령 시 최대 5.5%의 연금소득세, 혹은 목돈 수령 시 16.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해외주식형 ETF의 경우 일반 계좌에서 매매차익에 대해 15.4% 배당소득세가 발생하고, 연금 계좌에서는 비과세 처리 후 향후 연금으로 받을 때 최대 5.5% 연금소득세가 발생해 연금 계좌가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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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계좌보다 연금 계좌가 유리한 해외 주식·ETF 투자와 정반대로 국내주식형 ETF가 연금 계좌에서 역차별당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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