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공동비축 수요 증가
유조선 통항 중단 속 공급망 방어선 구축 가속화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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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송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석유 비축기지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비축 인프라와 함께 해외 비축기지 활용까지 병행해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현재 약 1억4000만배럴 수준의 비축 능력을 2000만 배럴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추경을 통해 설계 예산을 반영했고, 추가 확충 필요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실장은 "최근 중동 국가들이 자국 내 보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 비축기지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UAE 등과 협의가 진행됐고, 추가로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동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 경로가 제한되면서, 원유를 제3국에 저장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비축기지를 활용할 경우 한국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동시에 국제 공동비축 확대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축기지 확충은 공급망 대응 전략과도 맞물린다. 현재 정부는 비축유 '방출' 대신 정유사와 맞교환하는 스왑 방식을 활용해 물량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4개 정유사가 활용 예정인 스왑 물량만 3200만 배럴에 달한다. 비축유를 단순 재고가 아닌 '유동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양 실장은 "비축은 단순히 유가가 쌀 때 사두는 개념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대체 물량 확보와 직결된 전략적 자산"이라며 "국내 기업 수요와 연계해 실질적인 공급 안정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비축기지 설계 결과에 따라 추가 확충 여부를 결정하고, 중동 산유국과의 공동비축 협력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원유 수급 불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체 항로로 거론되는 홍해 역시 불확실성이 커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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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건 속에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대체 공급선 확보가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는 하루 최대 500만 배럴 규모를 홍해 연안 항구를 통해 출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이를 활용해 5월 기준 원유 확보 물량을 평시 대비 약 82%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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