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SJ '엡스타인 편지' 보도 반발했지만…美법원 기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적인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8150억원) 규모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13일(현지시간) WSJ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연방지방법원의 대런 게일스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WSJ 보도의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게일스 판사는 WSJ가 악의를 가지고 행동했으며 편지가 가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고의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인은 명예훼손을 주장할 때 해당 보도가 허위이며, 언론이 그 허위성을 알면서도 보도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일까지 수정된 소장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재소송 방침이다.
WSJ의 발행사 다우존스 측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므로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이번 판결은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지난해 7월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여성의 나체를 외설적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편지는 미 의회가 엡스타인의 유족으로부터 생일 축하 책자 사본을 입수하면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 간 과거 친분이 드러나며 트럼프 대통령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를 쓴 사실을 부인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WSJ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WSJ 발행사인 다우존스와 모회사 뉴스코프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약 10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뉴스코프의 명예회장 루퍼트 머독,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톰슨, WSJ 기자 두 명이 피고로 지목됐다.
다우존스 측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의회가 해당 책자 사본을 입수해 공개한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또 기사에 편지를 쓴 사실을 부인하는 트럼프 대통령 측 입장도 포함돼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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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언론 매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 소속 기자 4명, 펭귄 랜덤 하우스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이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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