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OPEC 하루 산유량 2080만배럴
전월比 27% ↓…코로나 이후 최대 감소폭
항공·석화·제조업 전방위 타격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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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과 미국의 맞불 해상 봉쇄 여파로 중동 에너지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파가 확산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석유 생산량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OPEC에 따르면 3월 회원국들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208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7%(790만배럴) 감소한 규모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란 전쟁 이전 최대 월간 감소 기록은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2020년 5월 석유 생산량이 하루 630만배럴 감소한 바 있다.


OPEC은 이란 전쟁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지정학적 전개 상황"이라고 밝혔다.

3월 OPEC의 석유 생산량 감소 원인은 이란 전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보복으로 중동 지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협을 통한 수출이 제한되면서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OPEC 회원국들은 감산에 나서야만 했다.


국가별로 보면 이라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라크의 하루 생산량은 전월 대비 61%(260만배럴) 급감했다. 같은 기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생산량은 23% 감소한 780만배럴을 생산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푸자이라 항을 통한 우회 수출에도 불구하고 45% 줄었다. 이들 국가는 OPEC 전체 산유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산유국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항공·석화 등 산업 전방위 타격…글로벌 경제에 영향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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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이란 해상 봉쇄 조치는 에너지 공급 차질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미 해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란 해상에 대한 봉쇄를 개시했다.


충격은 이미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 부족으로 4개 노선에서 항공편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일본 대형 욕실용품 제조업체인 토토는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 부족으로 조립식 욕실 유닛 주문을 중단했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가 유럽 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남아시아 전문 싱크탱크인 버브리서치의 부소장 블레이크 버거는 "이러한 파급 효과는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싱가포르든 브루나이든, 캄보디아든 라오스든, 이란 전쟁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곧 끝난다고 가정해도 고유가 상황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 국영 은행인 KfW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원유 가격이 2027년 말 이전에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자극해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UBS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개월 이상 이어지면 글로벌 성장률이 크게 약화해 2028년 말에야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고,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단기간에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가격에 장기적인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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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문가인 경제학자 함제 알 가오드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란은 이 지역의 지속적인 '꼬리 위험(tail risk·확률이 극히 낮지만 발생하면 영향이 큰 리스크)'으로 남을 것"이라며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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