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넘게 쏟았는데, 쉽지 않네"…'당근' 안 통하는 캐나다
'페북 1위' 캐나다 중고시장에 연초 202억원 수혈
현지 가입자 200만명 돌파했지만 영업수익 '전무'
"국내 초기 서비스와 비교 불가…MAU 100만 목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당근)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라는 난제에 직면한 모습이다. 캐나다 현지 법인에 연초 202억원을 포함해 900억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페이스북 등과의 경쟁 속에 아직 수익을 못내고 있어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캐나다 현지 법인 'Karrot Canada Corp(캐롯 캐나다)에 누적 921억원을 출자했다. 순차적으로 보면 ▲2021년 28억원 ▲2023년 69억원 ▲2024년 259억원 ▲2025년 363억원에 이어 지난 1월 202억원을 잇달아 투입했다. 현지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한 기능 개선 및 마케팅 등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당근은 2021년 캐나다 토론토에 현지 법인 'DAANGN INC(당근 INC)'를 설립하며 북미 시장에 진출한 뒤 2024년 해당 법인명을 '캐롯 캐나다(캐롯)'로 변경했다. 2025년 2월 캐롯은 누적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같은 해 7월 캐나다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김용현 각자대표가 캐나다에 주재하며 북미 사업을 총괄 중이다.
당근이 북미 진출 거점으로 토론토를 낙점한 것은 시장 규모, 인구 밀도와 다양성, 수용성 등을 종합해 고려한 결과다. 현지 소매 컨설팅 업체 DIG360 등이 2025년 발표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성인의 77%가 지난 1년간 최소 한 번 이상 중고품을 구매했다. 캐나다의 사업 모델이 검증되면 생활 문화가 유사한 미국을 비롯한 북미 전역으로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 역시 고려됐다.
문제는 아직도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캐롯은 지금껏 영업수익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5년 당기순손실만 375억원에 달한다. 13일 기준 캐롯은 캐나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소셜 부문에서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순위 5위에 올랐지만, 정작 한국의 '동네생활'과 같은 소셜 기능 없이 중고거래 중심의 단순 구조에 머물러 있다.
캐롯 관계자는 "국내처럼 수수료 부과를 통한 수익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는 미래 비전을 위한 투자 단계로, 구체적인 수익화 모델이나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캐롯 역시 한국처럼 중고거래로 시작해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경쟁사가 속한 '쇼핑'이 아닌 '소셜' 부문에 분류된 것도 이러한 비전 차원에서 봐 달라"고 덧붙였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전체 구매자의 76%가 중고거래 시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판 중고나라'로 불리는 '키지지'도 과거보다 영향력은 줄었지만 인지도는 여전해 후발주자인 당근이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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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은 동네 중심의 신뢰 거래 환경을 구축하는 '하이퍼로컬' 전략과 인공지능(AI) 기반 기능 혁신을 통해 이용자 확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월간활성이용자(MAU) 100만명 달성이 1차 목표다. 이를 위해 북미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KYC(얼굴 및 신분증 기반 본인인증) 체계와 AI 기반 채팅 자동 번역 기능 등을 도입했다. 캐롯 관계자는 "이는 한국의 초기 당근 서비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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