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68% 증가
절반은 마약 관련범

이란이 지난해 최소 1639명을 처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9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과 프랑스의 사형제 반대 인권단체 ECPM은 이날 공동 연례보고서를 내고 이란의 사형 실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해 처형 건수는 2024년 975명 대비 68% 증가한 1639명이다. 이는 1989년 이후 최다 수준으로 하루 평균 4건 이상의 사형 집행이 이뤄진 셈이다.

작년 이란서 최소 1639명 처형…1989년 이후 최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처형된 이들 중 절반가량은 마약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형 집행은 교수형으로 교도소 내에서 이뤄졌지만, 공개 처형도 11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에 대한 사형도 최소 48명에 행해졌다. 이는 전년보다 55% 증가한 수치다. 이들 가운데 21명은 남편이나 약혼자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가족을 살해한 여성 중에는 가정폭력 등 학대 피해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공식 발표되지 않은 처형 사례도 많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두 단체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서부 쿠르드족과 동남부 발루치족 등 소수민족의 처형 비율이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민족은 이란의 다수파 종교인 시아파가 아닌 수니파를 믿는다.

이란의 사형 집행 건수는 IHR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슬람 혁명 초기였던 1989년 이후 최다에 해당한다.

AD

라파엘 셰뉘일-하잔 ECPM 사무총장은 "이란에서 사형제는 정치적 억압과 통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사형집행 대상자에는 소수민족과 사회적 약자가 불균형하게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1월 반정부 시위 이후 체포된 시위대 가운데 수백 명이 처형 위험에 노출됐다고 우려했다. 마무르 아미리 모가담 IH대표는 "이란 당국은 하루 평균 4건 이상의 처형을 통해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새로운 시위를 막고 흔들리는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