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제는 인프라다⑤]수요는 폭발, 공급은 멈춰…채비의 'J커브' 시작
전기차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급속충전 인프라는 오히려 줄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정반대로 달리는 이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충전 인프라의 가동률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채비의 서울 지역 충전소 대부분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전기차가 한 대 더 팔릴 때마다 채비의 수익은 그보다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구조다. 공급 쇼티지가 현실화된 지금, J커브의 변곡점은 이미 시작됐다.
전기차는 152% 늘었는데, 급속충전 인프라는 95% 줄었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같은 기간 급속충전 인프라 신규 공급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올해 1분기 순증가량은 고작 100기다. 2000기 가까이 늘었던 2025년 1분기와 비교하면 95% 쪼그라들었다.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멈췄다. '공급 쇼티지(Shortage)'가 현실화된 것이다.
차량 대 급속충전기 비율인 차충비는 2026년 현재 16대 1이다. 2030년에는 29대 1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수급 불균형을 넘어 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완속충전기 의무설치 유예기간이 2026년 1월 종료되면서 공공 급속충전소로의 수요 쏠림도 빨라지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 완속 충전기에 기대던 수요가 도심 급속 충전소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 것이다.
급속충전 인프라 사업의 수익 구조는 J커브를 그린다. 거점 선점을 위한 선행 투자 이후 전기차 보급률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수익이 가파르게 치솟는 구조다. 공급이 제한된 환경일수록 이 레버리지 효과는 증폭된다. 전기차 100만대 돌파와 함께 2026년 30만대 보급 목표의 초과 달성이 유력해진 지금, 그 변곡점이 눈앞에 와 있다.
공급 부족이 만든 구조적 기회
수요·공급 불균형 구조에서는 기존 충전 인프라의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이는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급속 CPO 사업은 공헌이익률이 50%를 상회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는 순간 고정비 부담을 빠르게 상쇄하며 이익이 급격히 개선된다.
키움증권이 제시한 CPO 사업의 손익분기점은 24시간 기준 가동률 10%다. 전체 CPO 사업자 평균 가동률이 3.8%, 서울이 4.5%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채비의 서울 지역 가동률은 타 사업자의 약 2배로 대부분의 충전소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전기차가 한 대 더 팔릴 때마다 채비의 수익은 그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선제적으로 급속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온 채비는 이 이익 레버리지 효과를 가장 크게 받는 사업자로 평가된다.
승자독식 급속충전 인프라 시장, 이미 채비의 구도
급속 충전 시장은 사실상 승자독식 구조다. 핵심 입지를 선점한 사업자가 누적 수요를 흡수하며 격차를 확대해나간다. 채비는 도심 랜드마크·공공시설·대형 상업시설 등 핵심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가장 많은 운영 레퍼런스를 축적해왔다. 이는 단순한 설치 규모가 아니라, 가동률과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경쟁력이다.
지금의 시장은 '누가 더 많이 설치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수익 구간에 진입했는가'의 싸움이다. 그 기준에서 채비는 이미 한발 앞서 있다. 채비는 올 4분기 EBITDA 흑자, 2027년 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이 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채비가 제시한 주당 희망 공모가는 1만2300~1만53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7000억원대로, 시장에서 거론됐던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대비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평가다. 공모구조는 구주매출 없이 100% 신주모집으로 추진되며, 유통 가능 물량은 24.84%로 기관 확약 비율에 따라 추가 감소 가능성도 있어 수급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공모가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여력과 낮은 유통 물량이 맞물리며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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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수요는 이미 만들어졌고, 정책은 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에너지 구조는 그 방향을 고정시키고 있다. 남은 것은 인프라다. 전기차 한 대가 늘어날 때마다 충전 수요는 누적되고, 그 수요는 기존 인프라로 집중된다. 이 구조 속에서 가동률이 먼저 올라간 사업자가 가장 큰 수혜를 가져간다. 전기차 시대의 승자는 차량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결정된다. 이 승자독식 구조 속에서 채비는 이미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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