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 위한 법"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3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 한 달과 관련해 "실질적 지배력 인정은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청과 하청노조가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지위'를 부여하는 절차적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법 취지가 '실체적 권리 확대'로 과도하게 해석된 데 대해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을 통한)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면 임금이 올라가거나 직접 고용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읽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법은 '나는 계약관계가 없으니 대화할 의무도 없다'는 기존 원청 입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019년 당시 노사관계위원회 위원장 시절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관계제도-관행 개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019년 당시 노사관계위원회 위원장 시절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관계제도-관행 개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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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사용자성 인정 확대에도…"임금·직고용은 별개"

박 위원장은 "노동위 판단의 첫 번째 의미는 절차적 지위 인정"이라며 "원청이 교섭 테이블에 나와 하청노조와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교섭 의제의 문제로 산업안전, 근로조건, 임금 간접 개선, 직접 고용 요구 등 다양한 사안이 논의될 수 있지만, 이를 수용할 의무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사례에서도 산업안전 분야는 비교적 폭넓게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 요구는 아직 인정된 전례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임금 문제는 교섭에서 논의는 가능하지만, 원청이 이를 수용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며 "법리적으로도 인정되기 어렵다는 게 노동부 지침과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노동위에 접수되는 사건은 빠르게 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시행 이후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많이 증가했다"며 "특히 사용자가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은 데 따른 시정 신청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판정이 엇갈린 사례에 대해서는 '사안별 판단' 원칙을 강조했다. 포스코 사건에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반면, 쿠팡 사건에서는 기각된 것과 관련해 그는 "노조 간 이해관계 충돌 정도, 논의 의제의 성숙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같이 교섭할지, 나눠 교섭할지는 사건별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혼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분쟁 해결 취지에 맞지 않는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향후 쟁의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의제를 중심으로 교섭이 진행됐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여러 요구 중 일부만 사용자성이 인정된 경우, 쟁의 정당성 판단은 법원에서 '주된 의제'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 공동 워크숍'에서 개정 법안의 현장 안착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 공동 워크숍'에서 개정 법안의 현장 안착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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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법,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 위한 법"

박 위원장은 이번 법의 정책적 취지로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약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간접고용 노동자는 노동시장 내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며 "그동안 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청과 대화조차 못 했던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영계 우려에 대해서는 "대화 과정에서 모든 요구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걱정은 과도하다"며 "노동위가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부문 적용과 관련해선 "사업 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다양해 민간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국세청 콜센터 사례처럼 개별 판단을 통해 점진적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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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이 법은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을 강제하는 법이 아니라, 원청과 하청노동자가 최소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라며 "법 취지를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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