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밀착서 친EU 노선으로

헝가리 총선에서 '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큰 격차로 야당이 뒤처지며 16년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12일(현지시간)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개표율 97% 기준 야당 티서당은 의석 138석,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은 55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마자르 페테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마자르 페테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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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서당은 오르반 총리 장기 집권의 폐단을 뿌리 뽑겠다며 전체 의석(199석)의 약 3분의 2인 133석을 목표로 제시해왔다. 이는 야당 혼자 정치·사회 시스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매직 넘버'다. 이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티서당을 이끄는 마자르 페테르 대표는 헝가리가 권위주의 통치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리 임기를 두 번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마자르 대표는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승리 연설을 하며 "우리는 함께 헝가리를 해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르반 총리에게 차기 정부의 정책 운용 여지를 제한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말 것과 슈요크 터마시 대통령에게 가능한 한 빨리 자신에게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한 뒤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헝가리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르반 총리는 선거 패배를 인정하며 "선거 결과는 고통스럽지만 모호하지 않다"며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오르반 총리를 재집권시키려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오르반 총리는 그간 미국·러시아에 밀착 행보를 보이며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오르반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투표일을 앞두고 JD 밴스 부통령을 헝가리로 보내 선거 운동을 지원한 바 있다.


헝가리에서 정권 교체가 감지되며 EU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선거 결과 관련,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왔다"며 "우리는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X에서 "강력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통합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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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 앞서 정권 교체 분위기가 감지되며 EU와 긴장 완화 전망과 유로화 도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헝가리 포린트화와 채권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헝가리 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부패 우려로 EU에 동결된 대규모 자금이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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