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개 갤러리 참여·관람객 5만명
솔로부스·신진작가 주목…중저가 작품 거래 활발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닷새 일정을 마쳤다. 올해 행사는 169개 갤러리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고, VIP 프리뷰를 포함해 행사 기간 약 5만명이 찾으며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의 관심을 다시 확인했다. 다만 거래 양상은 뚜렷했다. 고가 작품보다 중저가 작품과 신진 작가를 향한 실속형 소비가 두드러졌다.

2026 화랑미술제 솔로 부스. 한국화랑협회

2026 화랑미술제 솔로 부스. 한국화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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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랑협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화랑미술제는 협회 창립 50주년 특별전, 확대된 솔로부스,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 등을 앞세워 전시의 밀도를 끌어올렸다. 개막일인 8일 VIP 프리뷰에는 입장 전부터 긴 대기줄이 이어졌고, 약 4500명이 현장을 찾았다. 일반 관람 기간에도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관람객의 유입이 이어지며 행사 전체 관람객은 약 5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현장에서 가장 뚜렷했던 흐름은 신중한 소비였다. 일부 고가 거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중저가 작품군을 중심으로 판매가 고르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중견 갤러리 대표는 "화랑미술제는 원래 500만원 안팎의 작품 거래가 많은 행사"라며 "올해도 관람객과 컬렉터들이 실속을 따져보며 자신의 취향을 살피는 장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갤러리들에서도 고가 작품보다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거래가 활발했다. 국제갤러리에서는 줄리안 오피의 9000만원대 작품과 김윤신, 이희준 등의 작품이 판매됐고, 제이슨함에서는 이목하의 작품 1점이 약 2억원에 거래됐다. 콘크리트갤러리, 리안갤러리, 이화익갤러리, 갤러리스클로 등도 판매 실적을 올렸지만, 시장 전반을 움직인 것은 1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보다 폭넓은 중저가 수요에 가까웠다.


2026 화랑미술제 전경. 한국화랑협회

2026 화랑미술제 전경. 한국화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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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흐름은 신진 작가 부스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났다. 노화랑, 키다리갤러리, 갤러리박영, 유엠갤러리 등에서는 100만원 이하 또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작품들이 잇따라 판매되거나 완판됐다. MZ세대 컬렉터를 중심으로 '처음 사보는 작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고, 이는 화랑미술제가 여전히 신규 컬렉터 유입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시 구성 면에서는 솔로부스 확대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도입된 단일 작가 집중 조명 섹션은 올해 19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됐고, C홀 메인 동선에 배치돼 관람객 체류 시간을 늘렸다.


박여숙갤러리의 페트릭 휴즈, 학고재의 채림, 가나아트의 문형태, 필갤러리의 김정한, PKM갤러리의 정현 등은 현장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한 작가를 밀도 있게 보여주는 형식이 작품 감상과 상담 모두에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랜 화랑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선화랑은 한국화랑협회 창립회원이자 전임 회장을 배출한 공간답게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함께 보여줬다. 샘터화랑은 박서보, 윤형근 등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이명숙 작가의 조형 작업을 선보이며 전통과 현재의 감각을 한 부스 안에 겹쳐 놓았다. 협회 역사를 되짚는 50주년 특별전 역시 아카이브 자료와 전임 회장단 인터뷰 영상 등을 통해 한국 미술시장의 형성과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2026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 단독 부스. 한국화랑협회

2026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 단독 부스. 한국화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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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7'도 올해 화랑미술제의 중요한 축이었다. 김수연, 박시월, 송다슬, 윤인선, 이수지, 이신아, 이진이, 정미정, 정진, 하성욱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기 다른 매체와 시선으로 동시대 감각을 선보였다. 현장 판매도 이어졌다. 대상은 송다슬, 최우수상은 하성욱, 우수상은 정진이 받았고, KB스타상은 조이스 진과 송인욱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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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올해 화랑미술제는 관람객 흥행 속에 마무리됐지만, 판매는 중저가 작품과 신진 작가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신중해진 시장 분위기를 드러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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