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 "화면낭독기로 못 읽어"
지마켓 상대로 차별 시정 소송
1·2심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차별"
대법도 원심 수긍

온라인 쇼핑몰에 등록된 상품 이미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가 없다면, 개별 판매자가 올린 상품이라도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차별 시정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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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시각장애인들이 지마켓(G마켓)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차별 시정조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적극적 조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지마켓 웹사이트 내 텍스트가 아닌 콘텐츠(상품 이미지 등)에 대체 텍스트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시각장애인용 정보통신 보조기기인 '화면낭독기'를 통해서는 상품 정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없었다며 손해배상(위자료)과 차별 시정조치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플랫폼 사업자인 피고 지마켓이 '개별 판매자가 직접 등록한 상품 정보'에 대해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지마켓 측은 "상품 정보는 개별 판매자가 등록하는 것이므로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책임이 없고, 접근성 조치를 강제하는 것은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지마켓의 책임이 맞다고 판단했다. 지마켓이 대체 텍스트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2호의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나아가 지마켓이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정보를 배포하는 주체이므로, 개별 판매자가 등록한 정보라 할지라도 법에 따른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진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마켓에 "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화면낭독기로 청취할 수 있는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는 적극적 조치를 명령했다. 다만 지마켓 측이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은 데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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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역시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 행위와 사업자의 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지마켓과 원고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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