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개월 뒤 결혼인데"…완도 화재에 목숨 잃은 소방관 '예비신랑'이었다
차가운 냉동창고를 녹여 삶의 터전을 일구려던 불꽃은 비극의 불씨가 됐다.
일요일 오전, 전남 완도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결혼을 불과 5개월 앞둔 청년 등 2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소방관 30대 남성 A씨 등 2명이 숨지고, 창고 직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완도 수산물공장 냉동창고서 불…2명 사망·1명 부상
바닥 에폭시 제거하려 켠 '토치'가 화근
샌드위치 패널 타고 순식간에 확산
사망자 중 1명, 결혼식 앞두고 나섰다 참변…동료들 '오열'
차가운 냉동창고를 녹여 삶의 터전을 일구려던 불꽃은 비극의 불씨가 됐다. 일요일 오전, 전남 완도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결혼을 불과 5개월 앞둔 청년 등 2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12일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화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25분께 공장 냉동창고에서 난 불로 내부에 진입하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12일 완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께 완도군 군외면 소재 '장보고 드림'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헬기 3대와 인력 138명을 투입해 사투를 벌인 끝에 3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현장의 비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사고는 공장 내 냉동창고 바닥 보수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가 에폭시 제거를 위해 사용한 토치 불꽃이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된 벽면에 옮겨붙으며 순식간에 화염과 유독가스가 치솟았다.
화마가 휩쓸고 간 전남 완도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 앞, 화재 현황이 당시의 긴박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화재로 작업을 하던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준경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소방관 30대 남성 A씨 등 2명이 숨지고, 창고 직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 관계자는 "폐쇄적인 냉동실 구조상 화재 발생 시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작업자들이 대피로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동료의 죽음을 지켜본 소방관들은 현장에서 주저앉았다. 특히 사망자 중 한 명인 30대 A씨는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명의 사망자를 낸 전남 완도군 수산물 가공공장 화재 현장. 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이 굳은 표정으로 구조 현황을 브리핑하다 끝내 고개를 떨구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준경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새 출발을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현장을 지켰던 성실한 청년은 끝내 예비 신부 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현장에서 만난 동료 소방관은 "성격 좋고 싹싹했던 젊은이가 곧 국수를 대접하겠다며 웃던 모습이 선한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참사는 가연성 자재가 가득한 냉동창고 내에서 화기를 사용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밀폐 공간 내 토치 작업 시에는 반드시 화재 감시자를 배치하고 소화 기구를 근거리에 두어야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 여자들처럼 될래" 일본인 홀딱 빠졌다…311...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업체 측이 안전 수칙을 준수했는지, 현장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