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발목잡을까…반도체 슈퍼사이클 언제까지 지속될지, 한은 진단 나왔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
경기 확장세,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중동전쟁, 반도체 경기 미치는 영향 제한적 평가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는 공급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공급 확대는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제약되면서 과거 반도체 확장기보다 수급 불균형이 더 크고 지속 기간도 길어지는 모습이나, 수요 증가가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 인프라 투자로 가파르단 이유에서다. 중동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주욱·이택민)' 보고서에 따르면, AI 확산 속도 및 활용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향후 반도체 경기 확장세의 지속 기간은 매우 유동적이다. 구체적으로 경기 전환 시점이 ▲AI 투자의 수익성 검증 시기 ▲빅테크의 지속적인 자금확보 여부 ▲AI 모델의 기술 효율성 진전 양상 ▲메모리 생산업체의 증설 속도 ▲중국 기업의 추격 속도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특히 수요 측면에서는 피지컬 AI 등으로 AI 활용이 보다 광범위해질 경우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중동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현 단계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유가 상승, 금리 상승, 글로벌 성장세 약화 우려 등에도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미룬다든가, 메모리 공급을 늦추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 과장은 "지금까지의 반도체 경기 확장세는 AI 확산 기대에 기반해 글로벌 경기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글로벌성장세가 약화해도 다른 부문에 비해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쟁 상황 및 금융경제 파장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에는 AI 투자의 수익성 검증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빅테크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산 에너지, 소재, 장비의 조달 차질이 반도체 공급망에 예상치 못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주 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은 AI 데이터센터의 운영비용을 높일 수 있지만, 비용 부담 증가만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위축되지는 않는다"며 "현재 AI 인프라 투자는 엄격한 수익성 분석보다는 시장 주도권 선점이 우선시되는 단계"라고 짚었다. 이번 전쟁에서 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각국의 소버린 데이터센터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 중동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의 축소·연기가 불가피하나,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은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어 중동지역 프로젝트가 전체 반도체 경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 측면에서 보면, 금리 상승,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빅테크의 자금조달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평가다. 주 과장은 "중동산 소재·장비의 공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며 "브롬, 헬륨 등 주요 소재는 수개월분의 재고가 확보돼 있고 대체조달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대만 등에서 에너지 문제로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메모리반도체 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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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 둔화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용 IT기기 수요는 약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 과장은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IT기기 수요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동전쟁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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