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3분의 1까지만 지급? 차라리 개인회생" 전세사기 지원금 지급기준 볼멘소리
국토부 추경으로 최소지원금 279억원 확보
지급기준 떼인 보증금 3분의 1로 확정
계류중 법 개정안 2분의 1에서 후퇴
전세사기 피해를 본 후 경·공매를 거쳤더라도 회복한 금액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국가가 일부 금액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2023년 특별법이 제정된 후에도 그간 해당 주택을 매입해 피해자에게 임대로 제공하거나 저리 대출, 무상 보증상품처럼 간접적으로 지원해오다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서 직접 지원하는 예산을 처음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당 대표 때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방안을 주문해왔다. 현 정권 들어 첫 예산인 2026년 본예산을 짜는 과정에서도 재정 당국의 반대로 대통령과 여당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번 '전쟁 추경'에서 처음 구현됐다. 다만 지원 규모를 두고서는 피해자 집단이나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 요구했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 실효성을 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계부처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이번 추경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최소지원금 명목으로 279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본예산에서는 없던 항목으로 처음 마련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될 경우 해당 집을 경매하거나 임대료 등으로 일정 부분을 지원받는데, 이러한 지원액이 떼인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액만큼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대책위)와 지역 피해자들 220여명이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정부의 과실 인정 요구와 배상을 촉구하며 정부 여당과 대전시를 규탄하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없던 예산을 새로 만들었지만 논란은 있다.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정 지원 근거를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여야(복기왕·엄태영 의원)가 뜻을 모아 함께 발의했는데 아직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했다. 국토위는 그간 법안소위가 열리지 않아 법안 처리가 더딘 상황이다.
아울러 피해지원금 규모를 두고서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지적이 나왔다. 현재 계류 중인 법 개정안에는 그간 지원받은 금액이 임차보증금의 2분의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액만큼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가령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이가 떼인 보증금이 3억원이고 경매차익이나 우선 변제금, 임대료 등으로 합산 1억원을 지원받았다면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지급기준을 보증금 2분의 1로 한다면 500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보증금 3분의 1 미만' 기준은 정부가 애초 마련한 추경안에 담았던 내용을 그대로 통과시키면서 확정됐다.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은 만큼 보수적으로 기준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인원이 3만5909명이며 이 가운데 피해주택을 직접 매입한 4000여명과 그간 받은 지원금이 보증금의 3분의 1이 넘는 인원을 제외하면 4800여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이 가운데 경·공매 절차를 마친 이를 대상으로 올해 4분기부터 지급한다면 올해 마련한 예산만큼 집행할 수 있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26.2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고 있다. 이번 추경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처음으로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최소피해지원금 예산이 279억원 반영됐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시민사회에서는 그간 최소보장금 규모를 2분의 1 이상으로 해달라고 주장해왔다. 청년 세입자 주거권 문제를 꾸준히 다뤄온 민달팽이유니온의 서동규 위원장은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할 필요가 있어 특별법까지 마련된 상황인데 최소지원금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현 수준(3분의 1)은 부족하다"면서 "이 정도면 지원금을 받기보다 개인회생을 택하는 이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개인회생을 택할 경우 떼인 보증금을 재산에서 제외해주는 한편 변제기간 단축, 추가 생계비 인정 등 일정 부분 배려해주는 조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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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는 공인중개 등 국가가 공인한 시스템 안에서 제도적 허점을 노려 피해자가 양산됐다는 점에서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시민사회나 정치권에서는 주장해왔다. 무자본 갭투자를 악용한 사기가 가능한 것도 그간 전세대출이 무분별하게 확대된 영향이 크다. 전세대출은 공적 보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국가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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