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중에도 달 뒷면 탐사
중·러와 달 뒷면 놓고 경쟁 심화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가 달 뒷면 비행에 성공하며 유인 우주선 역대 최장 비행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진 이번 탐사는 단순한 과학적 성과를 넘어, 달 뒷면의 막대한 자원을 선점하려는 미·중·러 3국의 치열한 패권 경쟁이 도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은 달 탐사… 수차례 연기된 끝에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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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2호의 원래 발사 일정은 올해 2월 초였다. 그러나 기술적·기상적 이유로 무려 4~5차례 발사가 연기됐고, 결국 4월1일에야 지구를 떠났다. 하필 이란과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시점에 달 뒷면에 도달하면서, 전쟁 기사와 우주 탐사 성과가 나란히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축하 전화를 걸어 승무원들의 성과를 치하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7년부터 시작됐다. NASA는 당초 화성 탐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방향을 바꿔 달을 먼저 개발한 뒤 이를 화성 탐사의 발판으로 삼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을 비롯해 서방 동맹국들과 한국,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총 4대의 유인 우주선이 순차적으로 발사될 예정이며, 이번 아르테미스 2호는 그 두 번째다.

이번 비행에서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로부터 약 40만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해, 유인 우주선 중 역대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을 세웠다. 달 뒷면을 통과하는 동안에는 달이 전파를 차단하면서 40분 이상 지구와의 교신이 완전히 끊겼다. 이 40분은 지상에서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는 극도로 긴장된 시간이었으나, 승무원 전원은 무사히 달 뒷면 비행을 마치고 귀환했다.

달 뒷면에 존재하는 막대한 자원…강대국들의 유인기지 건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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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처럼 달 뒷면 탐사에 속도를 내는 직접적인 계기는 2024년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였다. 창어 6호는 달 뒷면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으며, 샘플 분석 결과 달 뒷면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발표는 전 세계 우주 개발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됐다.


물의 존재는 단순히 과학적 흥미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인간이 달에서 생존하고 기지를 운영하려면 물이 필수적이다. 현지에서 물을 조달할 수 있다면 지구에서 보급하는 비용과 위험이 대폭 줄어든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발견에 즉각 반응했다. 두 나라는 2030년까지 달 뒷면에 공동 유인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에 맞서 미국도 2028년 달 뒷면 유인 착륙을 목표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속도를 높이게 됐다.

또한 각국이 달 뒷면에 집착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원이다. 달 표면에는 땅을 깊이 파지 않아도 지구에서 구하기 극히 어려운 희토류와 광물들이 풍부하게 분포한다. 티타늄, 철 등 다양한 광물이 지표 가까이에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자원은 헬륨-3다.


헬륨-3는 지구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 희귀 동위원소다. 지구는 대기권이 태양풍을 막아 주기 때문에 표면에 쌓이지 않지만, 대기가 없는 달에는 수십억 년간 태양풍을 타고 온 헬륨-3가 토양에 대량 축적됐다. 헬륨-3는 핵융합 반응에서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데, 단 1킬로그램(kg)만으로도 석탄 40톤(t)에 맞먹는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에 매장된 헬륨-3의 가치만 따져도 3300경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문제는 이 자원들이 달의 앞면보다 뒷면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점이다. 달 뒷면이 2018우주 자원 개발의 최전선2019으로 불리는 이유다. 달에 먼저 기지를 세우는 나라가 이 천문학적 자원에 가장 먼저 접근권을 갖게 된다. 국가 안보와 에너지 패권이 달에서 교차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국제법 적용 안되는 달…지구보다 치열한 군사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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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주 공간을 규율하는 구체적인 국제법 조항은 전무한 상태다. 우주 관련 국제조약은 1967년 체결된 우주 조약과 1979년 달 협정 등 선언적 형태의 조약들 뿐이다. 이 조약들에서는 달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자유로운 탐사와 개발을 허용하되, 군사적 이용은 금지한다는 선언적 원칙만을 담고 있다. 그러나 달의 영토를 어떻게 획정하고 자원 채굴권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 규정은 전무하다.


이 조약들이 만들어진 1960~70년대는 소수의 강대국만이 우주 개발에 나서던 시대였다. 민간 우주 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복수의 국가가 달을 향해 경쟁적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민간 기업이나 방산업체, 용병 기업 등이 군사 목적으로 달 표면 일부를 무력으로 점령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법적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참여국들과 아르테미스 협정을 체결했다. 우주 자원의 평화적 이용과 투명한 공유를 원칙으로 삼는 이 협정에는 현재 30여 개국이 서명했다. 그러나 달 자원 경쟁의 핵심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상 가장 중요한 나라들이 빠진 규범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달 패권 경쟁에서 미국과 중·러의 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 우주 기업들을 전면에 내세운 민관 협력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예산 삭감으로 위축됐던 NASA는 민간 기업의 혁신 역량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우주 개발을 재도약시켰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도 이 구조 위에서 추진되고 있다.


민간 참여는 신기술 개발 속도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미국이 이 방식으로 중국, 러시아와의 기술 격차를 향후 50~60년 이상으로 벌려 놓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국가 주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중앙집중식 체제는 빠른 의사 결정과 생산 효율 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혁신적 기술을 창출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따른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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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우려는 우주 개발이 본질적으로 군사 역량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로켓과 탄도미사일은 같은 기술을 공유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우주 개발은 인공위성 첩보 능력, 대륙간 탄도미사일 사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와 직결된다. 한 나라의 우주 개발 역량 강화가 다른 나라의 안보 불안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우주 무기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지상보다 우주에서의 교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에선 이란과 싸우지만 우주에선 中·러와 싸운다…미국이 전쟁 중에 달에 간 이유[시사쇼] 원본보기 아이콘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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