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 전기신호로 조종사 찾아내
구조작전 성공에 美 지상작전 자신감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이란 영공에서 격추된 미 공군 F-15 전투기 조종사가 이란 한복판에서 살아 돌아왔다. 200여명의 특수부대가 투입된 이번 구조작전에는 심장 박동의 미세 전기신호를 탐지하는 극비기술인 '유령의 속삭임(Whisper of Ghost)'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작전의 성공으로 미국 일각에서 이란에 대한 지상작전 자신감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란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이 지상전을 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란 한복판에 떨어진 조종사…바다에서 바늘 찾은 극비기술
이번 구조작전이 진행된 지역은 이란 중부 고원에 위치한 이스파한 인근이다. 이란 해안과 멀리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으로, 평균 해발 고도 1300미터가 넘는 험준한 산악 지대다. 평시에도 전화와 인터넷이 거의 연결되지 않을 만큼 오지 중의 오지로, 이 척박한 땅 어딘가에 홀로 생존 중인 조종사를 찾아내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격추된 조종사는 고원지대 바위 틈에 몸을 숨기고 버티던 중 통신 재개를 시도하며 잠시 은신처를 벗어났다. 바로 그 순간, 미군이 운용하는 첨단 탐지 장비가 그의 존재를 포착했다. 생사 확인도 불투명했던 조종사를 찾아낸 것은 인간의 심장 박동이 만들어 내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감지하는 극비기술인 '유령의 속삭임' 덕분이었다.
유령의 속삭임은 미국 방산 기업 록히드 마틴의 자회사 스컹크 웍스(Skunk Works)가 개발한 극비 추적 장치다. 심장이 수축·이완할 때 발생하는 수십 마이크로볼트(μV) 수준의 미세 전기 신호를 원거리에서 탐지해 생존자의 위치를 특정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단순 열화상 카메라나 음향 탐지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이 특히 위력을 발휘하는 환경은 이란과 같은 사막·고원 지대다. 생명체가 거의 없는 황량한 지형에서는 감지되는 심장 신호의 수 자체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인간의 신호를 동물의 신호와 구별하고 위치를 좁히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실제로 이번 작전에서 미군은 장비를 가동한 직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조종사의 생존을 확인하고 좌표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당국은 처음 조종사의 구조 신호를 받았을 때 생사 확인이 어렵고, 이란이 미군을 유인하기 위해 고의로 신호를 발신하는 '미끼 작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령의 속삭임'이 살아 있는 인간의 심장 박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주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구출 작전 명령이 내려질 수 있었다. 최첨단 기술이 작전의 시작점이자 결정적 열쇠가 된 것이다.
미군 임시활주로까지 만드는데…반격 거의 못한 이란군
조종사 생존이 확인되자 미 특수전사령부는 200여 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이란 내륙으로 침투시켰다. 적진 한복판에서의 탈출이 작전의 관건이었다. 구조 확인 후 수송기 2대가 합류 지점에 착륙했지만, 이 지역에는 정식 활주로가 없었다. 특수부대원들은 직접 임시 활주로를 조성했다. 불과 수백 명의 병력이 삽과 공병 장비를 총동원해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활주로를 닦은 것이다.
그러나 임시 활주로의 한계는 금세 드러났다. 이륙을 시도한 수송기 2대가 모래턱에 빠져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미군은 즉각 수송기 3대를 추가 파견해 다른 합류 지점에서 전원을 탈출시켰다. 모래톱에 박힌 수송기 2대는 이란군이 노획할 경우 첨단 장비가 유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장에서 폭파됐다.
이 일련의 과정으로 작전 시간은 예상을 훨씬 초과한 36시간으로 늘어났다. 수송기 이륙이 어렵다는 보고가 들어왔을 때 미 당국 내부에서는 사상자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었다고 한다. 다행히 헬리콥터와 공중 급유기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끝에 200명 이상의 특수부대원 전원이 무사히 귀환했다. 수송기 폭파, 임시 활주로 건설, 작전 도중 합류 지점 변경 등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들이 실전에서 벌어진 것이다.
가장 큰 의문은 이란군의 무대응이었다. 적군 200명이 자국 영토에 36시간 체류하며 수송기를 폭파시키기까지 했는데, 조직적인 반격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 안팎의 군사 전문가들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란 당국이 작전 성공을 자처하며 공개한 사진은 미군이 폭파시킨 수송기 잔해뿐이었다.
미 당국이 밝힌 공식적인 설명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교란 작전이다. CIA가 가짜 합류 지점 7곳 이상을 의도적으로 흘려 이란 당국의 판단력을 지속적으로 흔들었다고 밝혔다. 이란군이 실제 탈출 경로를 추적하는 동안 미군은 이미 다른 루트로 빠져나간 셈이다.
그러나 교란 작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란 내부의 지휘 체계 붕괴를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한다. 개전 초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고 이란군 수뇌부 수십 명이 한꺼번에 제거되면서, 정보 수집과 중앙 지휘 역량이 치명적으로 훼손됐다는 것이다. 미군이 이란 영토 깊숙이 들어와 36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란이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 이는 단순한 CIA 교란의 성과가 아니라 이란군 전투력 자체가 이미 심각하게 약화됐음을 시사한다
이란 종전협상 결렬시 '지상군 투입' 카드 쓸수도
이번 구출 작전의 성공은 단순한 군사적 승리를 넘어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2주 휴전에 합의한 상태지만, 핵 협상과 전후 질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미국이 다시 군사 옵션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려는 여기서 비롯된다. 이번 작전은 이란의 내륙 깊숙이 200명 규모의 병력이 침투해 36시간을 활동하면서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줬다. 이란군이 지상전에서 조직적으로 저항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미군이 이란 본토 지상 작전을 실행 가능한 선택지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는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기점인 하르그 섬 점령, 또는 농축 우라늄 시설 확보를 위한 핵 시설 지상 작전이 거론된다. 종전 협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분석이 중동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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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구출 작전이 미국에는 협상 레버리지를, 중동 각국에는 확전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안겨 줬다고 분석한다. 영화 같은 36시간의 이야기가 끝난 자리에, 그보다 훨씬 복잡한 외교·군사 방정식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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