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한참인데 왜 지금 달 뒷면인가"…음모론보다 더 큰 진실[Why&Next]
NASA는 '달 기지', 중국은 '2035 거점'…전쟁 속 더 빨라진 달 질서 경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Artemis)Ⅱ가 촬영한 달 뒷면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선에 쏠렸던 세계의 이목이 순식간에 지구 밖으로 이동했다. 미국은 왜 하필 지금 약 10일간의 달 왕복 비행 프로젝트를 진행했을까.
그러나 이번 달 뒷면 사진 공개의 본질은 전쟁 이슈를 덮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누가 먼저 달에 가느냐'를 넘어 '누가 먼저 달에 머물며 질서를 설계하느냐'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장면에 있다.
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지난 4월 6일(미국 동부시간) 달 뒤로 지나가면서 예정된 신호 끊김 현상을 겪기 직전, 달 가장자리에 초승달 모양으로 지는 지구의 모습을 포착했다. NASA 제공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17년 재가동 이후 2019년 유인 달 복귀 목표가 공식화됐고, 2022년 무인 검증 임무인 '아르테미스 I'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아르테미스Ⅱ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정된 다음 단계의 유인 심우주 검증 비행으로, 최근 국제 정세에 맞춰 급조된 이벤트로 보는 음모론과는 거리감이 있다.
NASA는 이번 임무에서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을 달 뒷면까지 보내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유인 비행 기록을 새로 썼다. 지구와 약 40분간 완전히 통신이 끊기는 달 뒷면 구간을 통과하면서도 승무원들은 달 표면과 '어스셋(Earthset)' 장면을 촬영했고, NASA는 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관심을 끌어올렸다. 사진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본질은 생명유지장치, 자유귀환 궤도, 통신 두절 구간, 초고속 재진입 열차폐 등 향후 유인 달 착륙을 위한 필수 기술 검증에 있다.
'착륙' 넘어 '거점'으로 옮겨간 달 경쟁
NASA 내부도 이번 임무를 단순 이벤트로 보지 않는다. 민간 우주비행사 출신으로 지난해 말 NASA 15대 수장에 취임한 재러드 아이작먼 국장은 최근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히 달 어딘가에 깃발을 꽂는 수준을 넘어, 지속 가능한 달 기지와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달 뒷면 사진 공개 역시 단순한 우주 이벤트가 아니라 미국의 장기 달 거점 전략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상징 자산이라는 의미다.
중국도 장기 거점 전략을 숨기지 않고 있다. 우웨이런 중국 국가항천국(CNSA) 달탐사 프로그램 총설계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2035년까지 국제달연구기지(ILRS)의 기본 모델을 완성하고 일정 규모의 자원 개발·활용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착륙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오래 머물며 더 많이 활용하느냐로 경쟁의 판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은 창정(長征) 10호 발사체, 멍저우(夢舟) 유인우주선, 란웨(攬月) 달 착륙선 개발 일정을 유지하며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협정을 중심으로 우방국 연합을 확대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ILRS를 축으로 맞서는 구도다. 달은 더 이상 과학 탐사의 무대가 아니라 국제 규범, 자원, 기술 표준을 둘러싼 지정학 전선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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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달 뒷면 사진은 단순한 우주 풍경이 아니다. 전쟁과 기술 패권 경쟁이 교차하는 시대에 미국은 '달 기지'라는 다음 단계를, 중국은 '2035 거점'이라는 장기 로드맵을 동시에 공개하며 달 질서 선점 경쟁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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