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대 연구팀 연구결과
"야간 카페인 섭취 시 억제력 저하"
초파리 암컷 개체서 변화 두드러져
야근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커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커피 속 카페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를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습관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 엘파소캠퍼스 연구팀은 밤에 섭취한 카페인이 충동적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행동 억제와 충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카페인 섭취 시간(낮·밤), 섭취량, 수면 부족 여부 등을 달리한 뒤, 불쾌한 자극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초파리는 강한 공기 흐름과 같은 자극에 노출될 경우 본능적으로 움직임을 멈추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반응을 기준으로 행동 억제 능력을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 밤에 카페인을 섭취한 개체는 자극에 노출됐음에도 움직임을 멈추지 못하는 등 억제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충동적 행동이 증가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반면 낮에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에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물질이라도 섭취 시점에 따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 셈입니다.
마시는 시간이 달랐을 뿐인데…"뇌 반응 달라졌다"
연구진은 야간이라는 생리적 환경이 카페인의 작용 방식 자체를 바꿨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카페인이 각성 효과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밤에는 행동을 억제하는 기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언제 마셨는지'에 따라 커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습니다. 암컷 개체는 수컷과 유사한 수준의 카페인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동적 행동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호르몬보다는 유전적·생리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인간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야간 근무자나 의료진처럼 밤에 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는 집단에서 행동 조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커피 효과
커피는 늘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음료입니다. 커피의 효과를 두고 상반된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레고리 M. 마커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교수 연구팀은 주당 평균 7잔 커피가 심방세동 발생·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치매 발생 위험 낮추고 인지 결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추고,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면 건강을 생각한다면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특히 너무 이른 아침 커피를 마시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늘려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르티솔 수치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스트레스 증가, 수면 장애가 생기고 식욕을 키워 살이 찔 수도 있습니다. 또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고, 여드름 등 피부 문제로 야기하기도 합니다. 뜨거운 커피를 즐기는 사람의 경우 식도암의 한 종류인 식도 편평세포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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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같은 커피라도 섭취 시간, 생활 패턴, 개인의 건강 상태, 음용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독성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위스 의학자 파라셀수스는 "용량(dose)이 독을 만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어떤 물질이든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 된다는 뜻입니다. 커피에도 적용되는 말일 듯합니다. 오늘은 '노동 커피' 대신 카페인이 전혀 없는 구수한 보리차를 드셔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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