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환태평양 연구판' 만든다…호라이즌유럽급 다자협력 신설 추진
2027년 시범사업 착수…2032년 성과 바탕 국제기구 출범 구상
우리나라가 환태평양 국가들을 묶는 새로운 다자 연구협력 플랫폼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유럽의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에 맞서는 환태평양권 공동 연구 생태계를 한국 주도로 설계해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역내 과학기술 협력의 중심축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서울에서 '환태평양 다자연구협력 자문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프로그램 출범 전략과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한국이 중심이 돼 환태평양 주요국의 연구역량과 인재, 데이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 허브를 만드는 데 있다. 현재 환태평양 지역은 미국,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춘 국가들이 밀집해 있음에도 유럽연합(EU)의 호라이즌 유럽처럼 구조화된 다자 연구 플랫폼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주요국과 함께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다국적·초학제 공동연구팀과 박사후연구원(포닥) 펠로우십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궁극적으로는 환태평양 다자연구협력 국제기구로 발전시키는 장기 로드맵도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국제 공동연구를 넘어 한국 연구생태계의 위상을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우수 연구자 유치, 글로벌 공동연구 네트워크 선점, 첨단기술 분야 규범 형성과 연구 어젠다 주도권 확보까지 동시에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등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환태평양 지역 협력 기반을 한국이 먼저 제도화할 경우 향후 국제 공동연구 표준과 연구비 배분 구조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연구역량을 보유한 환태평양 주요 국가들이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하며 올해부터 정부 간 실무 논의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서판길 울산과학기술원(UNIST) 명예교수,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 김성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황지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원장, 강동섭 한국연구재단 본부장,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여해 기관별 역할과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오 분야 석학인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단장과 전재형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도 연구자 관점의 국제 경쟁력 확보 전략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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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이 세계 연구계의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중요한 기회"라며 "향후 국내외 연구계와 참여국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호라이즌 유럽, 휴먼프론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에 비견되는 수준 높은 다자 연구협력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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