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10일 민주노총 간담회
"사회적 대화 적극적으로 해 달라"
민주노총도 "함께 논의 필요" 화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민주노총 지도부를 만나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노동 양극화의 핵심 문제로 지목하면서 민주노총을 향해 사회적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간담회 이후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우리도 선진 강국에 반열에 올라온 만큼 노동을 존중하고 일터도 안전해야 한다. 부당한 양극화도 없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사회 문화 사회적 제도를 통째로 바꿔야 하는데 정말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이제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고 충분히 그럴 만한 역량도 있다"며 "사회적 대화도 좀 더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꺼낸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4.10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4.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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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재차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노동을 했는데 누군가를 선발해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선발되지 못하면 훨씬 불이익을 주는 게 이상하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처우 격차를 비판했다. 또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제도가 현장에서는 오히려 '2년11개월 계약' 반복으로 귀결돼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도 있다며 "문제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해결할지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문제도 주요 화두로 올랐다. 이 대통령은 "산업 현장의 안전시설 미비나 안전조치 부족 문제는 정부의 단속만으로는 어려워서 노동계도 그 단속이나 사전 관리에 좀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노동계의 산재 예방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노동계가 참여하는 감시 인력을 늘리고, 필요한 경우 정부가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특히 소규모 산업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현장 중심의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대 노총의 공조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따로따로 보지 말고 한국노총, 민주노총 같이 움직여 달라"라며 "같이 할 수 있으면 더 자주 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은 현실을 거론하며 "미조직 노동자들이 문제"라고 했고, 노동자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실현 가능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노동 제공의 대가가 중간 단계에서 과도하게 빠져나가는 이른바 '중간착취' 구조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문제의식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안전망 강화, 기업 부담 조정, 노동계의 유연성 확보를 묶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책임을 져주고 정말로 진지한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고 양보하는 만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위원장도 "논의 함께하는 것 필요" 화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민주노총 초청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6.4.10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민주노총 초청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6.4.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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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보와 초고령 사회 대비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노정 간에 또는 초기업 교섭과 같은 집단적 노사관계 논의 구조를 만들어서 대책 논의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초기 교섭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김대중 정부였던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대통령 산하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당시 '정리해고·파견법'이 도입되면서 내부 갈등이 커진 게 이유였다. 이후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문제로 지도부 총사퇴 등 숱한 내홍을 겪어야 했다. 현재 민주노총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에만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 위원장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양 위원장은 "얼마 후면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하게 된다"며 "올해 처음으로 고용노동부가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에 대한 최저임금 논의를 요청했다.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실태조사와 처우개선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 부처를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지금이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신속한 시행을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양 위원장은 인공지능(AI)에 관한 우려도 전달했다. 그는 "AI가 위험한 일, 야간노동을 대신해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으나 자동화라는 것이 곧 일자리의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며 "AI로 발생하는 기업의 초과 이윤을 환수할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종합적인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을 불가피한 흐름으로 본 이 대통령의 발언과 대치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아틀라스라는 AI 로봇을 노동 현장에 투입한다고 하니까 로봇 설치를 막자는 운동을 하더라"라며 "하지만 어떻게든 이런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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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과 민주노총의 간담회는 지난달 24일 한국노총과의 간담회 이후 17일 만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본질적으로 약자"라면서 "노동자 안의 단결, 단체교섭, 단체행동과 같은 노동 기본 3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극화 극복은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노조 조직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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