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재명表 ‘기본소득’ 제도화 착수…2027년 시범사업 추진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 제도화에 나선다.
기본소득 제도가 노동의욕을 저하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하고, 사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등교육을 받고도 사회에 나와서 할 게 없는 청년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기존 복지 체계가 아동과 노인에 집중된 사이, 구조적 실업 위기에 직면한 청년과 중장년층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을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범사업, 청장년층 사각지대 해소 주력
사회적 기여 전제로 한 ‘한국형 모델’ 설계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 제도화에 나선다. 관련 실무 기획단을 발족하고 정책 수립의 근거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2027년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했다.
AI발 구조적 실업…'참여소득'으로 대응
2016년 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 대표 다니엘 라벤토스는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이 번역했다. 교보문고.
10일 정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보건복지 기본사회기획단'을 설치하고, 산하에 '기본소득기획팀'을 별도로 둬 대안적 소득보장제도인 기본소득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획단장은 장관이, 부단장은 두 차관이 맡았다. 중앙부처에 기본소득이 명시된 팀이 꾸려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기획단 출범 직후 복지부는 '기본소득 도입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는 등 기본소득 논의의 기반도 다지기 시작했다. 이르면 2027년 예산안에 시범사업 규모와 예산을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가 기본소득 제도를 꺼내든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져올 구조적 실업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있다. 인공지능이 지능을 과잉 공급하며 노동과 소득이 분리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들이 가장 먼저 '구조적 실업'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완전고용을 전제로 한 기존 사회보장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시범사업으로 우선 청년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아동(아동수당)과 노인(기초연금) 위주의 사회수당 체계는 갖춰져 있지만, 청장년층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을 대상으로 조건 없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 대신 사회적 기여 활동을 전제로 한 '참여소득' 모델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꼭 생산적 활동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의 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인증·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본소득 제도가 노동의욕을 저하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해소하고, 사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등교육을 받고도 사회에 나와서 할 게 없는 청년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기존 복지 체계가 아동과 노인에 집중된 사이, 구조적 실업 위기에 직면한 청년과 중장년층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을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대 난제는 재원…"정밀한 설계 필요"
이런 정부의 움직임은 대통령의 오랜 구상이 현실화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 '재난기본소득'과 '청년기본소득'을 추진했던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기본사회' 실현을 공약한 바 있다. 이는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설립과 보건복지부 내 전담 기획단 출범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보유세(약 50조 원)와 탄소세(약 64조 원)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제시했으나 당시 국민의힘으로부터 "기업 활동 위축과 증세 부담"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유부 배당이나 AI 전환 이익 환수 등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방법론은 미흡한 상태다.
복지부는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햇빛·바람소득, 예술활동준비금 등 기본소득과 유사한 사업의 연계·조정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청년들의 참여로 지역 교통사고율이 낮아지면, 그 사회적 비용(보험료 등)을 찾아내 이를 참여소득(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순환시키는 식의 '자생적 순환 구조'도 재원 최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사회적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전문가 포럼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향후 연구결과에 따라 기존 복지제도와 연계하거나 통폐합하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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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본소득의 취지는 좋지만 최근 시작된 통합돌봄 사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사업은 재원 마련이 가장 큰 숙제"라며 "미래 세대의 짐이 되지 않으려면 정밀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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