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에 공습 자제 요청"
새 변수 떠오른 이란 호르무즈 통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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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휴전에도 레바논을 공습했던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협상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스라엘에 공습 자제를 요청하며 이란과의 종전협상 테이블을 흔들지 말 것을 경고하자 이스라엘의 태세 전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긴장 수위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종전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이스라엘, 레바논과 협상 선언…"가능한 한 빨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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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정부와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미국의 중재로 다음주 중 워싱턴D.C.에서 회담을 연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측에서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을 개시해달라는 거듭된 요청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어제 내각에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바논 정부와 회담은 헤즈볼라(친이란 시아파 무장정파)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레바논 사이의 평화적 관계 수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까지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레바논을 공격했다. 레바논은 헤즈볼라의 거점이며 휴전 합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은 이에 대해 휴전협정 위반이라고 반발하며 이스라엘로 인해 종전협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입장 선회에 레바논도 반겼다. 조지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 중이며, 미국과 이란의 휴전과는 별개의 경로이나, 같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움직인 트럼프…"공습 자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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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와 통화했는데 그에게 공습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리도 좀 더 자제해야 할 것 같다"며 "이란과의 평화협상은 매우 낙관적으로 본다. 이란 지도자들은 회담에서 말할 때와 언론에 말할 때가 완전히 다르다.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NBC방송은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외교협상을 위태롭게 하지 말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 공습을 줄이라고 경고했다"며 "이스라엘 측도 실제로 레바논에서 작전을 축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종전협상을 조기에 타결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이스라엘의 거듭된 레바논 공격이 크게 거슬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유가를 폭등시키고 지지자들의 불만을 일으키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하는 이란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고 싶어할 것"이라며 "올해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도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아주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의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새 변수로 떠오른 호르무즈 통제권…이란, 관리강화 선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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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종전의 출구는 아직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강화를 선언하면서 종전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부친이자 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망 40일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와 통제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한 피해배상은 물론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대가도 반드시 청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이란이 승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숫자를 통제하고 통행료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하루 15척 이하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허용된다"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감독하에 운영되는 이 새로운 규제 체제는 지역 당사국들에 공식적으로 전달됐다. 전쟁 이전의 현상 유지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을 우호도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통행료를 부과 중"이라며 "미국의 제재,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배럴당 1달러의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나 가상자산으로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통제로 인해 휴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숫자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BBC가 해상데이터 서비스업체인 마린트래픽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휴전 이후 이날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1척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이 있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다"며 "만약 그들이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면 지금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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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종전협상에 새로운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WSJ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종전협상 회담을 앞두고 이미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여러 상반된 요구를 하고 있으며, 휴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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