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3차 최고가 동결…"국제가와 격차 너무 커"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국제유가 상승에도 2차 가격
제도 효과·산정기준 등 논란
국제유가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면서 정책과 시장 간 괴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생 안정을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정유업계에서는 석유제품 가격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3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결정돼 이날부터 2주간 적용된다. 이는 2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국제 가격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동결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기존 산정 흐름과 다소 다르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는 싱가포르 현물지수(MOPS)를 기준으로 최근 2주간 변동을 반영하는 구조인데, 이번에는 그 흐름과 다르게 결정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제품 가격은 상승 흐름이었지만 동결되면서 시장 체감과 괴리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최고가격제 도입 당시 전쟁 전 기준 가격에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14일간 변동률을 반영하고, 이후에는 최근 2주 평균 변동률을 반영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 과정에서 국제 원유 가격 하락 흐름이 상대적으로 더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괴리는 제도 초기부터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차 최고가격이 적용된 3월 2주차 기준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전쟁 전인 2월 4주차 대비 67.1% 상승했지만, 1차 최고가격은 약 6% 인상에 그쳤다. 국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경유 역시 국내 가격은 약 10% 수준 인상에 머물렀다. 2차 최고가격에서도 이러한 괴리는 이어졌다는 평가다.
수익성 측면에 대한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 시장 가격과 국내 상한가격 간 격차로 인해 실질적인 기회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국제 시장에 판매할 때와 국내 상한가격 적용 시 수익 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정제마진 기준으로 접근하고 있어 정책 당국과 업계 간 시각 차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유 가격과 관련해서는 체감 부담이 더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2차 최고가격 시행 이후 국내 경유 가격 상승폭은 약 8%대 수준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국제 경유 가격은 1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경유 가격 상승폭이 컸지만 국내 가격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경유는 물류·운송 등 민생과 직결된 수요가 많아 정책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도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최고가격제가 수요 억제보다는 오히려 소비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3월 3주부터 4월 1주까지 3주간 휘발유 판매량은 84만861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시 휘발유 가격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수요가 예상보다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시장 신호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제도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문제가 크지 않지만 상승 국면에서는 상한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유가는 기대심리와 재고 영향으로 원유와 제품 가격 간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정책 효과와 시장 반응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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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업계는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정부 대응을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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