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팬 중심 '팬덤 소비' 확산
올해도 CJ온스타일·스타벅스·롯데 등 경쟁 가세

지난 주말 서울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석 곳곳에서는 유니폼보다 다양한 굿즈가 먼저 눈에 띄었다. 팀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와 키링, 양우산까지 일상용품 형태의 상품이 관람객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 20대 여성 관람객은 가방에 달린 키링을 가리키며 "스타벅스에서 구매했는데, 출시하자마자 품절돼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달 선보인 KBO 협업 굿즈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주요 상품이 동났다. 이후 전 상품이 완판되면서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정가의 두 배 수준에 거래되는 '리셀' 현상까지 나타났다.


프로야구가 단순한 관람 스포츠를 넘어 '소비 콘텐츠'로 진화하면서 유통업계가 앞다퉈 KBO 굿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30 여성 팬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팬덤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 잡자 야구를 둘러싼 상품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경제효과만 연 1조"…KBO 굿즈 전쟁
AD
원본보기 아이콘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전날부터 모바일 앱을 통해 KBO 협업 굿즈 판매를 시작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선보이는 상품은 오덴세 텀블러, 피규어 스트로우, 앳센셜 타월 키링(배트형·직관가방형), 핸드타월 3종 세트, 유니폼 샤쉐, 우승기원 명태, 대형 피크닉 매트, 경량 암막 양우산, 방도 스카프 등 10여 종에 달한다. 일상 활용도가 높은 제품군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전부터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CJ온스타일이 방송에서 선공개한 이후 론칭 직전까지 조회수와 '찜' 수 상위권을 기록한 상품은 방도 스카프, 경량 양우산, 유니폼 샤쉐, 스타디움백 키링, 대형 피크닉 매트 등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방송인 유병재와 협업한 참여형 콘텐츠 '크보집즁' 모바일 라이브 방송은 일반 라이브 대비 10배에 달하는 알림 신청과 채팅 참여를 기록하며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효과만 연 1조"…KBO 굿즈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유통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굿즈 흥행 공식'에 기반한다. 2024년 두산 베어스와 캐릭터 '망그러진 곰' 협업은 상징적 사례다. 당시 유니폼은 출시 13분 만에 전량 매진되며 기존 연간 판매량을 단숨에 넘어섰다. 기아는 '티니핑' 협업으로 팬층을 확대했고, SPC삼립의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되며 식품 영역까지 확장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는 2030 여성 팬이 있다. 적극적인 소비 성향과 팬덤 기반의 참여 문화가 결합되면서, 야구는 단순한 경기 관람을 넘어 '즐기고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다. 유니폼, 키링, 피크닉 용품 등 일상 활용도가 높은 상품군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맞닿아 있다.


실제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하다. 지난해 누적 관중 1200만명을 돌파한 야구팬들은 충성도가 높고, 굿즈 구매부터 커뮤니티 활동까지 '확장형 소비'를 보이는 대표 집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프로야구의 연간 소비지출 효과는 약 1조1121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 입장권 매출을 넘어 굿즈, 식음료, 콘텐츠 소비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결과다.


스타벅스서 판매한 KBO 굿즈. 스타벅스

스타벅스서 판매한 KBO 굿즈. 스타벅스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웰푸드 역시 빼빼로, 꼬깔콘, 몽쉘 등에 띠부씰을 적용한 KBO 한정판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패션·생활용품을 넘어 식품까지 확장되는 '야구 IP 비즈니스'는 당분간 유통업계의 핵심 전장이 될 전망이다.

AD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벤트성 판매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팬덤을 기반으로 한 상시 소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카테고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