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속 바닥에 탈출 화살표"…물류센터 화재 인명피해 줄일 '스마트 피난안내' 실증
레이저로 연속 대피경로 표시…AI 음성인식으로 "불이야" 외침도 감지
공장과 물류센터 화재가 반복되며 대형 인명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로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도 바닥에 레이저 화살표를 연속 표시해 탈출 방향을 안내하는 스마트 피난안내 시스템이 현장 실증에 들어갔다. 복잡한 랙 구조와 넓은 대공간 때문에 대피 방향을 놓치기 쉬운 물류시설의 약점을 보완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은 9일 롯데글로벌로지스 중부권 메가허브터미널에서 대공간 창고시설과 지하공간, 대형 건축물의 연속적인 대피 유도를 위한 '스마트 피난안내시스템(스마트가이드)' 체험 시험을 진행했다. 이번 시험에는 일반 시민 체험단 50여명이 참여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 직원과 진천소방서 소방관 20여명이 합동 소방훈련을 병행했다.
이번 기술은 국토교통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인 '물류시설 화재안전 관리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철도연과 초이스테크놀로지가 공동 개발했다. 핵심은 레이저 다이오드를 활용해 바닥에 일정 간격으로 피난 방향 화살표를 비추는 방식이다. 랙 구조물에 자석으로 간단히 부착할 수 있어 기존 물류창고 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빠르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연기 속에서는 천장이나 벽면 유도등보다 바닥 기반 경로 표시가 피난자의 시선에서 더 직접적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현장 활용성이 높다. 화살표가 약 10m 간격으로 연속 이어져 복잡한 통로에서도 대피자가 경로를 놓치지 않고 출구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스템은 무선 통신 기반 피난 관제 기능도 갖췄다. 각 피난 방향 표시장치가 관제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결돼 화재 위치나 통제 구역에 따라 유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저전력 설계로 배터리 교체 부담도 줄였고, 평상시에는 온습도와 먼지 센서를 활용한 실내 환경 모니터링 및 화재 감지 기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여기에 AI 음성 인식 기능도 탑재했다. 현장에서 작업자가 "불이야"라고 외치는 음성을 감지하면 즉시 관리자에게 화재 경보를 전달하도록 설계해 초기 대응 속도를 높였다.
이덕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중대사고연구실장은 "스마트가이드는 피난자에게 가장 선명하고 연속적인 대피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며 "대공간 물류시설처럼 구조가 복잡한 현장에서도 신속한 대피를 유도해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도 "자동화 설비 확대로 작업장 피난 안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연속형 피난경로안내장치가 실제 현장에서 확실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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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철도 역사와 같은 대중교통 인프라를 포함해 대형 실내 공간에서 국민 안전을 높일 수 있는 체감형 연구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난 대응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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