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성동·광진…대출 규제 타격 더 컸다
매매신청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
성동구 작년 6월 49.9%서 3월 33.3%로
광진구도 57.0%서 42.1% 두 자릿수 감소
강남구 40.5%서 32.3%…8%P 줄어
대출 줄자 시세차익 겨냥 외부투자 줄어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 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옥죄면서 서울 성동구나 광진구에서 대출액 감소 폭이 강남구를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나 광진구는 그간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외부 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지역으로 꼽힌다. 은행 대출 등 레버리지를 일으켜 매수세가 몰렸는데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역 집합건물을 기준으로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지난달 43.8% 수준으로 집계됐다.
채권최고액이란 매수인이 대출을 일으킨 은행 등을 대상으로 근저당권을 정할 때 매기는 금액이다. 통상 대출액의 110~120% 정도다. 거래가액 대비 비율이 50%라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샀을 때 채권최고액을 5억원으로 했다는 얘기다. 대출은 4억5000만원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6월(49.6%)과 비교하면 5.8%포인트 낮아졌다. 아파트나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사고팔 때 대출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구별로 보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성동구다. 지난해 6월 49.9%에서 지난달 33.3%로 줄었다. 동대문구(65.5%→50.4%), 광진구(57.0%→42.1%)도 두 자릿수 감소했다.
이 비율 감소 폭이 크다는 건 과거 매수 세력이 그만큼 대출을 많이 끼고 부동산을 사들인 이후 잇단 규제로 기류가 바뀌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이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까지 내놓으면서 강력하게 금융권 대출을 조이자 투자가 어려워졌다. 6·27 대책에서는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고 다주택자는 아예 대출을 못 받게 했다. 10·15 대책에서는 15억원 초과 주택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대출하도록 했다.
성동구나 광진구는 한강 인접 지역 전략정비구역 등을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겨냥한 투자 세력이 수년째 유입돼 왔다. 성동구의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10.7%, 광진구는 8.4%로 서울 평균(7.9%)을 웃돈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강변 정비구역 빌라 가운데 공시가격이 두 배가량 웃돈 집도 여럿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레버리지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고액 자산가 위주로 현금 중심 투자 비중이 늘어난 점도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강남구 집합건물 거래에서 채권최고액 비율은 같은 기간 40.5%에서 32.3%로 8%포인트 이상 줄었다. 서초구(36.0%→30.1%)나 송파구(39.6%→30.4%), 용산구(39.5%→35.8%) 등 규제지역에서도 일제히 이 수치가 낮아졌다.
통상 서울 집합건물 거래에서 이 비율은 50%를 넘는 게 일반적이다. 40%대 초반까지 떨어진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올해 2월 들어서는 41.0%를 기록, 법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월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등기상 평균 거래액과 채권최고액 비율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성동구나 광진구, 강남구에서는 전용 84㎡ 아파트를 샀다고 가정할 때 대출액이 2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84㎡형 아파트 매수 기준 채권최고액 감소 폭은 성동구가 2억5596만원, 광진구가 2억2687만원 수준이다. 강남구가 2억2272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초구나 영등포구, 동대문구, 마포구에서도 채권액이 1억원 이상 줄어든 점으로 미뤄보면 매수 시 대출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타이밍 너무 정확했다" 휴전 미리 알았나?…수억 ...
고강도 규제에도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도 있다. 강북구나 도봉구, 은평구에서는 이 기간 채권최고액 비율은 줄었으나 평균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채권최고액이 늘었다. 강북구의 경우 84㎡형 기준으로 따지면 이 기간 채권최고액이 1억6000만원 이상 늘었다. 집값이 낮아 대출 여력이 커 수요가 몰리면서 평균 거래금액이 높아지자 대출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