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등 영화인 581명 "한국영화 위기…스크린 몰아주기 산업 파괴"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제안
임권택·박중훈·유지태 등 성명
관객 감소와 신작 부재로 한국영화 산업의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 영화인들이 특정 흥행작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관행을 막기 위한 정책 도입을 촉구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등 13개 단체가 모인 영화단체연대회의는 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봉준호·임권택 감독과 배우 박중훈·이정현 등 영화인 581명이 이름을 올렸다.
영화인들은 한국 영화 시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회복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스크린 독과점을 꼽았다. 3개 사로 과점된 국내 극장 체인이 흥행작 한두 편에 좌석을 몰아주면서 영화의 상영 기간이 짧아지고 극장의 다양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극장 관객 수는 1억명으로 2019년 2억3000만명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70~80%의 회복세를 보인 미국, 프랑스, 일본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단일 영화의 상한 기준을 '좌석점유율 기준 20%'로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은 "스크린 집중을 제한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홀드백(극장 상영 후 다른 플랫폼 유통 유예 기간) 법제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투자비 회수를 어렵게 하는 블랙아웃 법안"이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영화를 못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서 오래 상영되도록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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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중심 투자자가 되는 1000억원대 펀드 2개 이상을 조성하고 투자자에 대한 조세 감면 혜택을 줄 것을 촉구했다. 양우석 감독은 "투자와 소비가 합쳐진 새로운 환경에 맞춰 소비자와 한류 기업들에 투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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