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데이캡' 음주 문화 확산
일상·건강 챙기는 실속형 음주
저도수·무알코올 시장도 성장 중
Z세대를 중심으로 늦은 밤 술을 마시는 대신 낮이나 이른 저녁에 가볍게 한 잔을 즐기는 이른바 '데이캡(daycap)' 음주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밤늦게까지 취해 있기보다는 낮 시간을 활용해 음주를 즐기고 일찍 귀가하는 방식으로, 다음 날의 일상과 건강을 함께 챙기려는 젊은 세대의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 시간 술 마시는 Z세대…이제 오후 3시에 칵테일 마실 수도"
최근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데이캡' 문화를 조명하며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더 의도적으로, 더 이른 시간에 술을 마시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음주 습관을 고려하면 다음 칵테일은 오후 3시에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비교해 전반적인 음주량은 적지만, 술을 마실 때 분위기나 경험 등 체험적 요소를 더 중시하는 성향이 뚜렷하다. 과거에는 취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면, 이제는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술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캐롤라인 베글리 앱솔루트 미국 마케팅 부사장은 "젊은 소비자들은 어떤 술을 마실지뿐만 아니라 시간과 분위기까지 의도적으로 선택한다"며 "브런치 등 낮 모임에서 술을 즐기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관련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럼 브랜드 '바카디'가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법적 음주 연령에 해당하는 Z세대 소비자 중 약 34%가 늦은 밤보다 이른 저녁에 술을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밤늦게 마시는 '나이트캡(Nightcap)' 대신 낮에 가볍게 즐기는 '데이캡'이 새로운 주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낮술을 즐기는 배경에 다음 날의 컨디션을 관리하려는 합리적인 선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 전문가인 몰리 혼은 미국 폭스뉴스를 통해 "하루 중 이른 시간에 술을 마심으로써 이들은 자연스럽게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하고 외출을 일찍 끝낸다"며 "이는 더 나은 휴식과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단순히 취하기 위한 '높은 도수'보다는 '맛'을 우선순위에 두고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도 음주 방식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더 리튼하우스 호텔'의 식음료 디렉터 앤서니 아빌레스는 "레드불 보드카나 예거밤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다"며 "낮 모임은 일찍 귀가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 정신 건강을 관리하고 숙취라는 고통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낮 시간대에 마시기 적합한 저도수 칵테일과 무알코올 칵테일(목테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빌레스는 "과거 목테일이 구색 맞추기용 메뉴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국내서도 음주 방식 변화…무알코올 시장 성장세
국내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으로 인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수가 낮은 '맛있는 술'을 음식과 함께 가볍게 곁들여 마시거나, 술 자체를 기성세대보다 멀리하는 추세다.
실제로 젊은 층의 주류 관련 지출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대와 30대의 주점 소비 금액은 각각 전년 대비 20.9%, 15.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류 구매 역시 20대는 전년 대비 7.9%, 30대는 4.5%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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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무알코올 시장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술에 취하지 않으면서 분위기만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 원에서 2023년 644억 원으로 커졌고 2027년에는 956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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