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나면 대출이 변수"…다주택자 매물 확 늘기보단 점진적 출회 전망
5월 9일 신청분까지 중과 예외
급매보다 순차 매물 출회에 무게
17일 대출 규제가 다음 분수령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를 5월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확대 적용했지만 시장에선 오는 17일 시행되는 대출 규제를 더 주목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보다 대출 규제에 매물 출회가 더 민감하다는 뜻이다.
9일 정부는 당초 5월 9일 매매계약 체결분까지 인정하던 양도세 중과 예외 조치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확대하는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후 승인까지 통상 15영업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매도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일선 행정 현장에선 이번 보완을 두고 "뒤늦게나마 현실을 반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5일 국토교통부 주재로 서울시, 자치구 토지거래허가 담당자들과 개최한 회의에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신청이 몰릴 경우 5월 9일까지 허가 처리를 모두 마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실무진들은 '허가 완료'가 아니라 '신청 접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한 자치구 토지거래허가 실무 관계자는 "당초 기준대로라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에 밀려드는 허가 물량을 기한 내에 처리해야 하는 물리적 압박이 컸다"며 "신청분까지 인정해 주면서 실무적인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최근 수직 상승하고 있다. 강남구는 3월 첫째 주 54건이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3월 마지막 주 122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42건에서 101건으로 늘었다. 송파구는 66건에서 160건까지 증가했다. 최근 한 달간 아파트 매매량이 서울에서 가장 많았던 노원구도 같은 기간 83건에서 114건으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 매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계기가 되기보다는, 이미 진행 중인 매도 움직임에 시간을 조금 더 벌어주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보완책은 기한 경과에 따른 페널티 부여보다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한다는 당초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라며 "실질적으로 유예 기한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어 시장에 추가 매물이 나올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다주택자라는 제한된 대상에 적용되는 조치인 만큼 시장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오히려 시장이 더 주목하는 변수는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는 대출 규제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막기로 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보완만으로는 매물이 갑자기 늘기 어렵지만,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다주택자부터 처분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대출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는 예외적으로 대출 만기 연장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5월 9일을 전후한 양도세 이슈가 한 차례 지나간 뒤에는 대출 만기 규제가 새로운 매물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연장이 불가해지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부터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다주택자의 매물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다주택자들의 처분 시도는 실제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1주 차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로 전주(0.12%) 대비 축소됐다. 강남 3구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를 기록했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06%, -0.02%로 하락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 1위를 기록한 노원구 역시 0.18% 올라 전주(0.24%)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양도세 중과 배제를 받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급매를 진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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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함께 주문했던 '1주택자의 세입자 낀 주택 매도 허용' 방안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늘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세 보완 방안은 기한 만료를 앞둔 시급성을 고려해 우선 조치한 것"이라며 "1주택자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완화는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있어 실무 협의를 거쳐 실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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