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세제…조세전가 매물 잠김
수도권 공급 넘어 거시적 전략 필요
국토 균형발전이 부동산 문제 해법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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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주거권과 직결된 필수재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시장에서 과도한 부채를 활용한 투자 실패가 개인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듯, 부동산 시장의 가격 폭등과 투기 현상 역시 평범한 서민들을 막대한 부채의 늪이나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내몰아 생존을 위협한다. 따라서 국가가 부동산 투기를 단순한 자본 증식 행위가 아닌 지대 추구 행위로 규정하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철학적 전제는 타당하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가격 폭등이 청년 세대와 거시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연구 결과, 주택 가격이 급등해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청년들은 장기적인 저축을 중단하고 현재의 소비를 늘리며, 노동 의욕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나아가 정상적인 저축만으로는 자산 축적이 불가능해지자 가상화폐와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에 몰두하는 현상도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이 단순한 주거비 문제를 넘어 계층 간 자산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국가 전체의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핵심 원인임을 시사한다. 무주택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을 통해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기 수요 차단과 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천적으로 허락하지 않은 금융 규제는 매우 긍정적이다. 한정된 자원인 주택을 소수가 독점하여 타인의 주거 비용을 담보로 수익을 올리는 갭투자 고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가계부채의 폭발적인 증가를 제어한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안정화 목적에 부합하는 조치다.

그러나 세제를 활용한 징벌적 시장 통제 정책은 명백한 경제학적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다. 첫째, 조세 전가 현상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 부담은 전세금이나 월세 인상의 형태로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기 쉽다. 실거주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무주택 서민의 실질적인 주거비 상승을 유발할 위험이 존재한다.


둘째, 높은 양도소득세가 초래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다. 기존 다주택자들이 집을 시장에 내놓게 하려면 퇴로를 열어주어야 하지만, 현재의 높은 양도세 기조는 다주택자들로 하여금 매각 대신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장기간 버티는 쪽을 선택하게 만든다. 이는 시장에 유통되는 주택 물량을 급감시켜 다시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시장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급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현 정부 역시 이를 인식하고 도심 내 국공유지를 활용한 속도감 있는 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공급 계획이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 도심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구조적인 한계를 지닌다. 사람들이 높은 주거비를 감수하면서도 수도권으로 몰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및 핵심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도심 내 공급 확대만으로는 끝없이 유입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진정한 의미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는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넘어 국토 균형발전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수요를 근본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의 지방 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혜택을 제공하고, 해당 지역에 양질의 주거와 생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현 정부는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보유세 인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다주택자의 매물이 원활히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거래세 완화를 정교하게 병행해야 한다. 나아가 단기적인 수도권 공급 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청년층이 어느 지역에서든 적정 가격에 쾌적한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키우는 거시적인 공간 전략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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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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