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급증 속 하이브리드 지위 약화
충전 인프라 경쟁이 시장 판도 좌우한다

"야 너도?…나도 갈아탔어" 신차도, 중고차도 결국 '전기차'…하이브리드도 넘어섰다[전기차, 이제는 인프라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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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앞서며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수입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1만6249대(47.8%)로 하이브리드(1만4585대·42.9%)를 앞섰고, 국산차 시장에서도 전기차는 2만4955대(19.1%)를 기록하며 우위를 보였다. 전체 판매 기준으로는 전기차 4만1204대, 하이브리드 1만5610대로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신차 출시와 가격 경쟁력 강화, 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 100만대 시대에 진입한 가운데 소비자 선택은 빠르게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경쟁의 핵심축도 차량에서 충전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하이브리드 압도


하이브리드는 그동안 '친환경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카테고리다. 그 하이브리드를 전기차가 넘어섰다는 것은 소비자 선택의 무게중심이 결정적으로 이동했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 흐름을 가속하는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정책 수혜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구매보조금 유지, 전환지원금 신설, 세액공제 검토 등이 맞물리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간 지원 수준의 차이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동일한 친환경차 범주에 속했던 두 차종의 위상이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에너지 수요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8일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차량 2부제만 보더라도 그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기차는 2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하게 운행 제한을 받는다.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차' 지위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일반 하이브리드(HEV)는 배터리 용량이 1~2㎾h 수준에 불과해 외부 충전 없이 내연기관 의존도가 높고,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 역시 제한적이다. 사실상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구조임에도 친환경차로 분류돼 온 것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역시 실제 이용하기에는 규제 부담이 커졌다. PHEV는 완속충전만 가능한 가운데, 전기차 충전구역을 7시간 이상 점유할 경우 최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실사용 편의성이 떨어졌고, 충전 인프라 이용 측면에서도 전기차 대비 불리한 구조에 놓이게 됐다.


반면 전기차의 이용 환경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주행거리는 이미 내연기관차 수준인 500~600㎞에 도달해 잦은 충전이라는 불편 요소를 사실상 극복했다. 경제성, 정책 수혜, 이용 환경 개선,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지위 약화까지 맞물리며 전기차 선택을 강화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소비자 심리는 중고차가 먼저 반응한다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 심리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 신차는 출고까지 시간이 걸리고 제조사의 가격 정책이 개입되지만, 중고차는 이미 공급된 물량을 기반으로 가격이 수요·공급에 따라 즉각 형성된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과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이 신차 시장보다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는 순간, 소비자들은 주유소 대신 충전소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실제 이란발 긴장 고조 직후 2주간 케이카(K-Car)의 전기차 판매량은 직전 대비 40.8% 증가하며 전체 판매 증가율(28.3%)을 크게 웃돌았다. 엔카닷컴에서도 전기차 조회 비중이 지난 2월 초 9.3%에서 3월 초 11.0%로 빠르게 상승했다. 클릭이 즉각적인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관심의 이동은 곧 수요 방향의 변화를 의미한다. 유가 불안이 소비자의 차량 선택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는 적재적소의 급속 충전소로 모인다


전기차가 주류가 된 세상에서 충전소는 주유소가 해온 역할을 대체한다. 소비자들은 충전도 스마트폰처럼 '언제든, 어디서든' 가능해야 한다는 기대 수준을 갖기 시작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급속·초급속 충전이고, 도심 핵심 거점과 주요 이동 동선 등 적재적소에 위치한 공용 급속 충전소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인프라 확충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부지 확보 역량과 운영 레퍼런스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다. 특히 급속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는 신규 부지 개발보다 기존 거점 내 증설 전략이 더욱 유효하다. 이미 선점한 입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수익성을 결정짓는 구조다.


채비는 초기부터 공공부지 중심으로 핵심 입지를 선점해왔다. 전체 충전기의 약 70% 이상이 공공부지에 있어 20~30% 수준에 그치는 타 사업자 대비 차별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공공부지는 높은 품질 기준을 요구하는 대신 임차료가 낮고 장기 임대가 일반적이며, 동일 부지 내 추가 확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이 구조는 대기업의 자본력으로도 따라잡기 어려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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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충전 수요는 누적되고, 그 수요는 결국 가장 많이, 가장 안정적으로 준비된 인프라로 집중된다"며 "전기차 시대의 수혜는 차량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발생하는데 이러한 구조에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사업자는 채비"라고 전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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