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적대국' 수위 높인 北, 이번엔 'K-방공망' 겨냥한 무력 과시
왕이 中 외교부장, 6년 반 만에 방북
대남 적대 기조를 강화한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유감' 표명 이후 사흘째 무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한 확산탄 실험을 따라 하는 등 한국 군 방공망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화성-11가(KN-23)'에 집속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6~8일 북한 국방과학원과 미사일 총국이 실시한 이번 실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언급한 집속탄두는 확산탄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2016년 스커드미사일에 확산탄을 장착한 지 10년 만에 성능개량을 한 셈이다. 하나의 탄두를 유지한 채 내려오는 미사일에 비해, 상공에서 여러 자탄으로 분리되는 확산탄은 추적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최근 이란도 이스라엘 방어체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탄도미사일에 확산탄을 장착했다. 북한은 확산탄 표적 면적이 최대 7㏊(2만1000여평)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축구장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다.
이와 함께 북한은 전자기(EMP)무기체계와 탄소섬유모의탄(정전탄) 살포 시험도 했다고 공개했다. 정전탄은 적의 '전력망 무력화'에 초점을 둔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전력망을 마비시켜 한국의 첨단지휘체계를 무력화하겠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북한이 이란 전쟁에서 보여 준 집속탄 등 비대칭전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부장이 언급한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의 물리적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 셈"이라며 "북한은 한국을 대화의 대상이 아닌, 주권 침해하면 언제든 징벌할 수 있는 명확한 적국으로 고착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자기 무기와 탄소섬유탄 실험은 현대전의 핵심인 전력과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soft kill)' 능력을 실전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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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왕 부장의 방북은 2019년 9월 이후 약 6년 반 만이다. 내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예방할지 주목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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