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3 대 61’ 대표성 격차…통합특별시 광역의회 어떻게 꾸릴 것 인가
통합 뒤 표의 등가성 논란 불가피
헌재 기준 위반 가능성 제기
정수 확대 vs 선거제 개편 갈림길
원내 5당 광역선거제 개편 합의
광역의회 견제 기능 강화 과제
선거법 개정 시한 17일까지 임박
통합특별시는 만들어지는데, 그 특별시를 견제할 광역의회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광주 23명, 전남 61명으로 벌어져 있는 광역의원 수 격차를 그대로 둘 것인지, 의석을 늘릴 것인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선거법 개정 시한은 다가오고 있다.
논쟁의 출발점은 숫자다. 올해 1월 기준 광주 인구는 139만명, 전남은 178만명이다. 그러나 광역의원 수는 광주 23명, 전남 61명이다. 이 상태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광주 시민은 약 6만명당 1명, 전남 도민은 약 2만9,000명당 1명의 광역의원을 갖게 된다. 같은 특별시 안에서 표의 무게가 두 배 가까이 달라지는 구조다. 통합 직후부터 대표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현행 선거구 기준대로 선거를 치르면 광주 12개 선거구는 인구 상한선을 넘고 전남 11개 선거구는 하한선에 미달한다"며 "총 23개 선거구가 헌법재판소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상태로 광주와 전남이 통합될 경우 통합 직후부터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 대 61'…대표성 불균형 어떻게 풀 것인가
대표성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광주 광역의원 정수를 확대하는 방식이 국회에서 이미 법안으로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전남 도의원 정수를 유지한 채 광주 시의원 정수를 확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안이 적용될 경우 광주 광역의원 정수는 현재 23명에서 4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광주 의석 확대 필요성을 검토 의견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 내부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통합 이후 광역의원 규모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인구 약 235만명의 대구는 시의원 33명, 인구 약 250만명의 경북은 도의원 60명 수준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인구를 비례했을 때 광주와 전남은 이미 광역의원 수가 많은 편인데 통합한다고 더 늘리는 것은 불균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수 확대냐, 중대선거구제냐…선거제 개편 갈림길
선거제도 자체를 바꾸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광역단체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구 대표성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를 활용해 한 선거구에서 3~5명의 광역의원을 선출하도록 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이다.
이 안은 '등가성·비례성·구성의 다양성'을 명문에 담아 통합특별시장 권한 확대에 대한 의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광역 행정통합 특별법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단체장이 생기는 데 비해 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통합특별시 집행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 역할 강화와 주민참여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일부. 통합특별시의회 구성에 ‘표의 등가성·비례성·구성의 다양성’을 명시하고 광역의원을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으로 3~5명 선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원본보기 아이콘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시의회는 23석 가운데 22석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1석에 그쳤다. 전남도의회 역시 61석 가운데 민주당이 56석을 확보하고 진보당 2석, 국민의힘·정의당·무소속이 각각 1석씩을 차지하는 구조였다. 한 정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의회 견제 기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5당은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를 앞선 지방선거보다 확대하고 광역의원 선거에도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추진하며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현재 10%보다 높이겠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오는 10일 이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해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협조 여부가 제도 개편의 변수로 남아 있다.
선거법 개정 시한 임박…정치권 결단 남았다
문제는 시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7일까지 선거 관련 법 개정이 마무리돼야 하고 22일 시행 공포, 24일 기초의회 선거구획정안 시·도의회 제출, 다음 달 1일 선거구 획정 조례 개정 시행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천막 농성장에서 정치개혁 완수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6ㆍ3 지방선거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가운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조국혁신당은 중대선거구제 확대 필요성을 재차 제기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겸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난 8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 기자회견에서 "지난 2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5개 정당이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 광역의회 중대선거구 도입, 비례대표 비율 상향 등 정치개혁 방향에 합의했다"며 "지방분권과 행정통합에 맞는 균형 잡힌 광역의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단순 의석 확대에 치우치고 있다며 이른바 '게리맨더링(선거구를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조정하는 행위)' 우려를 제기하고 ▲기초의회 전 지역 3인 이상 중대선거구 확대 ▲광역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 비율 20% 이상 상향 등 정치개혁 방안 수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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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도 대표성 불균형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전남광주 통합시 광역의원 수가 전남은 61명, 광주는 23명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광주 시민 1명당 표 가치가 전남 도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헌법재판소가 정한 인구 편차 기준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 증원을 통한 대표성 불균형 해소 요구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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