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4억 편취' 서류 조작에 경찰은 무혐의…초임 검사가 바로잡았다
A씨 공사 대금 명목 돈 가로채
경찰, 검증 없이 자료 받아들여
수상하게 여긴 검찰, 직접 수사
계좌 내역 등 분석…조작 확인
수사 검사 "수사권 중요성 절감"
경찰이 피의자가 조작한 가짜 서류만 믿고 무혐의 판단을 내린 14억원대 공사대금 편취 사건을 2년차 검사가 보완수사를 통해 뒤집었다. 검찰은 계좌내역과 재무 자료를 분석해 피해금이 실제 공사에 쓰인 게 아니라 '돌려막기'에 사용된 정황과 일부 자료가 피의자가 임의로 만든 서류라는 점을 확인하고 재판에 넘겼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여성·강력·마약범죄전담부(부장검사 홍상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건설업체 대표 A씨를 지난달 18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2년 4월부터 9월까지 피해자로부터 근린상가 신축 공사대금 명목으로 11차례에 걸쳐 14억27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앞서 수사를 맡은 경찰은 2024년 7월 A씨를 혐의없음 의견으로 불송치했다. A씨가 "받은 돈으로 실제 공사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자료를 제출하자 분석이나 검증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이미 동종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후에도 경찰이 관련자 전화 진술만 듣는 등 보완수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검찰은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권다솜 검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A씨 업체의 계좌 내역과 3년간의 재무제표, 체납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피해금이 공사비로 투입되지 않고 기존 채무를 '돌려막기'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출 서류 일부도 공식 발급 문서가 아니라 A씨가 임의로 위조해 만든 허위 자료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로 묻힐 뻔했던 피해자의 억울함도 검찰 단계에서 풀렸다. 피해자는 "A씨가 이미 다른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고, 피해자도 10명이 넘는 상황인데 내 사건에서만 무혐의로 나왔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해자와 여러 차례 연락하며 추가 자료를 확인해 결국 기소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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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년 차 초임 검사라 거창한 특수 수사가 아닌 민생 사건 위주로 맡고 있음에도 일선 수사 현장에 이 같은 문제가 많다고 느낀다"며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제한되면 부실한 보완수사에 대처할 현실적인 방안이 전혀 없다. 온전한 사법통제와 억울한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라도 보완수사권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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