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부르고뉴 와이너리 '도멘 호프만 자이에'
알렉상드르 베르네 총괄디렉터 인터뷰
‘신선·과실미’ 스타일 바꾼 호프만 자이에
‘세라믹 오크통’ 숙성… 부르고뉴 신성의 혁신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로 알려진 '도멘 호프만 자이에'(Domaine Hoffmann-Jayer)는 '부르고뉴의 전설'로 불리는 도멘 자이에 질(Domaine Jayer-Gilles)의 뒤를 이어 2017년 새롭게 태어났다. "위대한 와인은 포도밭에서 시작된다"는 자이에 질 와인의 철학을 계승한 호프만 자이에는 전통에 현대적인 섬세함이 추가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부르고뉴의 떠오르는 신성으로 불리는 호프만 자이에의 총괄 디렉터 겸 와인메이커인 알렉상드르 베르네(Alexandre Vernet)가 있다. 알렉상드르 디렉터는 다소 무겁고 파워풀한 느낌의 자이에 질 시절의 와인을 신선하고 섬세한 스타일로 바꿔놨다. 자이에 질의 마니아층도 새롭게 달라진 와인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알렉상드르 베르네 호프만 자이에 총괄 디렉터. 호프만 자이에 제공.

알렉상드르 베르네 호프만 자이에 총괄 디렉터. 호프만 자이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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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디렉터는 지난 2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호프만 자이에가 부르고뉴에서 새로운 시대, 새 스타일을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떼루아'(어떤 작물이 자라는 토양과 기후·자연 조건 등)가 와인에 더 담기게, 양조 기술은 덜 담기는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까다로운 '까칠한 귀족'같은 포도라는 별칭을 가진 '피노 누아' 품종으로 레드 와인을 만드는 호프만 자이에는 최근 들어 떼루아를 온전히 드러내는 섬세한 스타일로 변모했다. 자이에 질 시절에는 파워풀하고 바디감이 뛰어난 무거운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했다. 새 오크통을 사용해 오크의 풍미가 와인에 많이 담기게 만들어 피노 누아를 무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디렉터가 지휘봉을 잡게 된 호프만 자이에의 와인은 신선함과 피노 누아의 과실미, 향의 집중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호프만 자이에에서 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세라믹 오크통. 호프만 자이에 제공.

호프만 자이에에서 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세라믹 오크통. 호프만 자이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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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디렉터는 "새 오크통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 번 사용한 오크통과 세라믹 오크통을 사용한다"며 "오크의 풍미를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호프만 자이에의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사용한 오크통을 활용할 경우 기존 와인과 맛이 섞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세척과 훈연을 입히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미 양조했던 와인의 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새 오크통이 낼 수 있는 풍미와 향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화된 오크통에서 신선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호프만 자이에의 철학이 본격적으로 담긴 와인은 '2018 빈티지(술을 만드는 작물을 수확한 해)'부터인데, 이때부터 알렉상드르 디렉터가 고수하는 신선함을 강조하는 양조 원칙이 적용됐다. 알렉상드르 디렉터는 발효 방식과 수확 단계에서부터 자이에 질 시절과 차별화를 뒀다. 호프만 자이에만의 신선함과 과실미를 그대로 담을 수 있게 냉장 시설(영상 10도)에서 1차 발효를 진행하고 터지지 않은 포도알만 손으로 수확해 신선도를 최대한 보존했다.


알렉상드르 디렉터는 "피노 누아 품종은 섬세하고 재배하기 까다로운 품종"이라며 "호프만 자이에 와인을 고객이나 다른 생산자들과 같이 시음했을 때, 다른 피노 누아 와인보다 색상이 옅다고 한다. 그만큼 신선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색상이 연하게 나오는 것이다. 피노 누아의 섬세함과 우아함을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떼루아 온전히 담은 한 병"…부르고뉴의 신선한 '변신' 원본보기 아이콘

알렉상드르 디렉터가 신선함과 과실미를 강조하는 배경은 그가 부르고뉴에서 나고 자라면서 누구보다 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프만 자이에가 관리하는 포도가 햇빛을 받은 방향과 위치, 토양, 토질, 기후 등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어 신선한 상태의 와인을 고집하는 것이다. 또 부르고뉴에 있는 주요 와이너리의 실력파 생산자들 밑에서 수련하면서 쌓은 경험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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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디렉터는 지난 2018년부터 신선함으로 스타일이 바뀐 호프만 자이에의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피노 누아 본연의 순수한 과실 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기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가 높아지면 집중도는 높일 수 있는데, 신선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가 높아지면 당도 높아져 집중도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들은 많아지겠지만, 최근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지하고 싶어서 수확기를 당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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