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중국"…트럼프에 지친 동남아 민심 뒤집혔다
싱가포르 연구소 설문조사
미·중 선택서 중국 52%로 우위
전문가 절반 "트럼프가 최대 불안 요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동남아 민심이 다시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온 아세안(ASEAN)의 전략적 부담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8일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연구소가 아세안 회원국 정책 결정자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경우 중국을 택하겠다는 응답이 52%로 미국을 선택하겠다는 응답(48%)보다 많았다. 중국이 미국보다 우위를 보인 것은 2024년 이후 두 번째다.
앞서 2024년에는 중국(50.5%)이 미국(49.5%)을 처음으로 앞섰고, 지난해 미국(52.3%)이 중국(47.7%)을 다시 추월했다. 그러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이 재차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인도네시아(80.1%), 말레이시아(68%), 싱가포르(66.3%)에서는 중국 선호가 강하게 나타난 반면, 필리핀(76.8%), 미얀마(61.4%), 캄보디아(61%) 등은 미국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이 꼽은 동남아의 최대 지정학적 리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응답자의 51.9%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으며, 글로벌 사기 범죄(51.4%), 남중국해 긴장(48.2%),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40.5%)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정치와 경제 두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꼽혔다. 동남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대국을 묻는 질문에 55.9%가 중국을 선택했으며, 정치·전략 분야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경계심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중국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내정 간섭'(30.3%)을 가장 많이 지목했으며, 이는 메콩강 및 남중국해에서의 강경 행보(28%)보다 높은 수치였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영토·해양 분쟁의 평화적 해결(35.1%), 주권 존중(25.5%), 상호 이익 기반의 무역 확대(20.1%)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동남아에서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로는 일본이 65.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연합(55.9%), 미국(44%), 중국(39.8%)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5일부터 2월 20일까지 아세안 회원국의 정부·학계·기업·언론·시민사회 관계자 2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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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동남아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 모두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전략적 선택에 대한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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